[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유통업계가 정부의 일자리 늘리기 정책에 호응해 대규모 채용에 나섰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다음주 롯데그룹의 상반기 공채를 시작으로 유통업계의 신입사원 공개채용이 본격화된다. 영업시간 제약 등 유통 규제가 확대되면서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빅3는 신규 점포 출점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여기에 최저임금인상 이슈 등으로 유통업계가 침체된 분위기지만 일자리 만들기에는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지다.
취업자수 증가폭이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면서 전체 고용시장은 얼어붙은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정부는 15일 '청년 일자리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 규모는 아니어도 일자리 창출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높은 만큼 신규채용을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 만으로도 고용시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주 롯데그룹의 신입사원 공채가 시작되는 등 유통업계의 신규채용이 본격화된다. 지난해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롯데그룹은 오는 20일부터 지난해 상반기(7200여명)와 비슷한 7000여명 규모로 상반기 공채를 진행한다. 롯데그룹은 자기소개서 평가에 인공지능(AI) 분석을 도입, 서류 전형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의 경우 신입 공채를 예년처럼 9~10월 중 진행할 예정이다. 채용 규모는 매년 유지해 온 1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사 이마트는 장애인 파트너 채용을 확대하고 장애인 전문 직무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오는 19일부터 원서접수를 받아 훈련생을 모집하고, 올해 100여명의 장애인을 고용해 부츠, 몰리스펫샵 등 전문점 사업 분야에 배치할 계획이다. 김맹 이마트 인사담당 상무는 "신사업을 통해 장애인 사우와 회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4월부터 상반기 사원 3150여명을 채용한다. 지난해 상반기(1950명)에 비해 60% 이상 늘어난 규모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일부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과 함께 올해 하반기에 오픈 예정인 현대백화점 면세점 운영 인력 등이 포함돼 채용 규모가 늘었다"고 말했다.
애경그룹이나 한국콜마 등은 올해를 그룹의 재도약 시기로 보고, 이를 위한 인재 채용에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최근 CJ헬스케어 인수에 성공한 한국콜마는 연초 1990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74명을 신규 채용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채용 규모가 23%나 늘었다.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은 올해를 그룹의 대도약 원년으로 정하고, 오는 8월 홍대 신사옥에 지주회사인 AK홀딩스를 비롯해 애경사업, AK켐텍, AM플러스자산개발, AK아이에스, 마포애경타운 등 6개사를 한 곳에 모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그룹은 올해 1300여명 신규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AK플라자와 AK몰은 15일까지 신입(인턴)사원 30여명을 모집하며, 애경산업은 15일부터 4월1일까지 인턴 사원 50여명 모집에 나섰다. 이들은 2개월간 인턴을 거쳐 신입사원으로 전환되어 근무하게 된다.
이수호 애경 인사팀장은 "올해 신입사원 채용부터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해 서류와 면접 과정에서 최소한의 요건만 만족했다면 학교나 학점 등을 일절 보지 않는다"며 "생활뷰티산업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칠 인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