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대웅제약(069620)이
크리스탈(083790)지노믹스의 관절염신약 '아셀렉스'를 재도입했다. 2015년 공동판매 파트너십이 깨진 뒤 3년만에 양사가 다시 손을 잡은 셈이다. 이같은 관계 변화에 대해 업계는 향후 출시될 '아셀렉스 복합제'의 판권 확보로 관절염치료제의 라인을 강화하려는 대웅제약과 강한 영업망을 빌려 매출을 성장시키려는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이해관계가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크리스탈지노믹스와 지난 12일 아셀렉스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아셀렉스는 2015년 허가된 제22호 국산신약이다. 기존에는
동아에스티(170900)가 판매를 담당해왔다. 이번 계약으로 상급종합병원(300베드 이상)은 동아에스티가 영업을 담당하고, 소규모 종합병원과 의원(300베드 미만)은 대웅제약이 영업에 나선다.
계약해지된 신약을 다시 도입해 판매하는 경우는 제약업계에선 이례적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대웅제약과 체결한 아셀렉스 판매계약을 2015년 7월 해지했다. 같은 해 2월 계약 체결 이후 단 6개월만의 결정이다. 대웅제약이 처방 가능한 환자수가 적다는 이유로 계약 내용 변경을 요구하자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대신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동아에스티로 파트너사를 변경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2016년 아셀렉스 매출 100억원 돌파를 자신했다. 경쟁품목인 화이자 '쎄레브렉스(320억원)'의 100분의 1의 양으로 진통소염효과를 보여 진일보한 약물이라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용량이 적기 때문에 위장장애나 심혈관계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셀렉스의 2017년 매출은 약 50억원에 그쳤다. 회사는 대웅제약의 영업지원 가세로 아셀렉스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아셀렉스 복합제의 우선판매권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재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아셀렉스 복합제 2개를 개발하고 있다. 아셀렉스에 약한 마약성진통제 '트라마돌', 신경통증약 '프레가발린'을 각각 결합한 복합제를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아셀렉스-트라마돌 복합제는 식약처에 1상을 접수해 승인을 앞둔 상태다. 아셀렉스-프레가발린 복합제는 전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아셀렉스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계열 비마약성 진통제에 속한다. 아셀렉스와 NSAIDs와 같은 비마약성 진통제가 관절염 환자 1차 선택약이다. 하지만 통증 강도가 심해지고 지속되면 마약성 진통제 등을 병용 처방하게 된다. 복합제가 개발되면 트라마돌과 프레가발린 시장을 일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서 트라마돌 시장은 약 870억원, 프레가발린은 약 510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아셀렉스 복합제로 해외진출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이 국내 공동개발뿐만 아니라 해외수출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아셀렉스 복합제에 상당히 관심이 높다. 새로운 라인 확대로 소염진통제 시장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것"이라며 "상위 제약사 두곳이 영업지원에 나서 아셀렉스 매출 성장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왼쪽)와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이 아셀렉스 판매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크리스탈지노믹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