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15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한 총 8명의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총괄간사는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맡았다.
준비위원은 대북특사단으로 활약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비롯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등으로 구성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번 준비위원회는 정부와 청와대를 융합해 체계적이고 실질적으로 일을 추진하도록 했다”면서 “2007년 정상회담과 비교하면 가볍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조직을 단순화했다”고 밝혔다.
준비위 산하에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분과장인 의제 분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담당하는 소통·홍보 분과, 김상균 국정원 2차장이 이끄는 운영지원 분과 등 3개 분과를 뒀다. 의제분과는 의제 개발과 전략을 수립하고, 소통·홍보분과는 홍보기획, 취재지원, 소통기획 등을 담당한다. 운영지원분과는 상황 관리와 기획 지원을 맡는다.
김 대변인은 “중요 사안을 결정할 준비위 전체회의는 주 1회 또는 격주 1회 개최된다”며 “실무 논의는 주 3~4회 열리는 분과장회의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 분과장 회의에는 준비위원장과 총괄간사, 그리고 3명의 분과장이 참여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준비위 첫 번째 회의는 16일 오후 3시 청와대 여민1관 소회의실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경제교류와 같은 부차적인 문제보다 한반도 비핵화와 같은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문제에 집중할 방침이다. 준비위원 명단에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빠진 것도 이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난 2000년, 2007년 정상회담에는 여러 방면의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했는데, 이번에는 ‘본질적인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면서 “그래서 경제 분야가 빠졌고, 외교·안보 중심으로 준비위 구성을 단순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내에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해결책을 모색해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와 평화협정, 북미수교 등의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4일 사견을 전제로 “보통 제재 완화를 하고 점층법으로 대화를 해왔다면, 지금은 그렇게 된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더 큰 고리를 끊어 다른 나머지들이 자동적으로 풀리는 방식으로 나가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복잡하게 꼬인 매듭을 하나하나 푸는 방식이 아닌, 일종의 고르디우스 매듭을 끊어버리는 방식”이라고 했다. ‘고르디우스 매듭’은 고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칼로 잘랐다고 하는 전설 속의 매듭으로, ‘대담한 방법을 써야만 풀 수 있는 문제’라는 뜻의 속담으로 쓰인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1월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만나기 위해 운영위원장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