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오수봉 하남시장이 산불감시원 채용비리 의혹에도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자격 검증 서류심사에서 통과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오 시장의 채용비리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이 후보 자격 검증 심사 결과를 섣불리 발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최근 민주당 예비후보 검증 서류심사에서 통과했다. 민주당 경기도당 공직선거 예비후보자 검증위원회는 지난 15일 오 시장을 비롯한 하남시 지역 후보 자격 검증 심사서류 통과자 11명을 확정하고 발표했다.
앞서 하남시는 지난 1월 산불감시원 기간제 근로자를 모집했으며 총 30명을 최종 합격시켰다. 그러나 하남시의 한 공무원이 합격자 30명 중 무려 23명이 부정청탁에 의해 채용됐다고 양심선언을 하면서 경찰은 당시 담당 공무원과 의혹이 제기된 23명을 대상으로 수사에 나섰다. 당시 오 시장도 경찰 조사를 받았다.
오 시장은 산불감시원 부정청탁 논란이 일자 이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시정의 책임자로서 채용과정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시민과 응모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깊은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공직사회의 경각심을 고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찰의 최종 수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 시장이 민주당 후보 자격 검증 서류심사에서 통과하면서 채용비리 의혹과는 무관하게 예비후보로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 경기도당 공직선거 예비후보자 검증위원회는 심사서류 통과자들에게 “민주당 후보로서 문제가 없으며 예비후보로서 활동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민주당의 이러한 후보 자격 검증이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의 예비후보 검증 절차가 있지만 검증 기준이 서류상 요식행위로 당에서 걸러주는 작업에 불과하다”며 “수사 결과 발표가 다음주 정도에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오 시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넘어간다. 그러면 당의 입장에서는 안 좋다”고 말했다.
오 시장을 비롯한 서류심사 통과자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면 3월말 당 공천심사위원회 논의를 거쳐 경선 출마 자격이 부여된다.
오수봉 하남시장이 지난해 4월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