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올해 해외 면세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내에서는 숙원사업인 전통한옥호텔 건립을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는 각오다.
이부진 사장은 21일 서울 삼성전자 장충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제4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장으로 나서 이 같이 밝혔다. 이 사장은 올해로 7년째 호텔신라 주주총회 의장직을 맡았다.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23일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사장의 등장은 많은 관심을 모았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부회장이 비판여론을 의식해 두문불출하는 사이 일가족도 대외활동을 자제해온 상황이다. 이 사장은 그러나 총수일가 중 유일하게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공식 대외일정을 소화했다.
이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충동 전통한옥호텔 사업에 대해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짧게 답변했다. 호텔신라는 전통한옥호텔 건립을 위해 제반 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공항 1터미널 철수설과 글로벌 사업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웃음으로 대답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오른쪽)이 21일 삼성전자 장충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가 끝난 후 하주호 호텔신라 커뮤니케이션팀 전무(왼쪽)의 안내를 받으며 기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보선 기자
이 사장은 주주들에게 글로벌 사업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견실경영' 기조로 사상 최대인 매출액 4조원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사업역량을 키우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 사장은 "내실 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면세점 등 글로벌 사업을 착실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호텔신라는 이를 통해 2022년까지 글로벌 3위 면세점(Travel Retail)이 되겠다는 각오다. 이 사장은 "고객과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그동안 확보한 해외사업 노하우를 발전시켜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위를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호텔·레저부문에서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리더로서 상품력을 개선해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운영 표준화로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여 해외 확장의 기회도 노린다. 지난해에는 호텔사업이 전통호텔 건립에 착수했고 호텔 운영객실수도 전년보다 17% 늘었다. 해외에서도 신라스테이 다낭을 신규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사장은 "지난 수년간 고성장한 이후 최근 들어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올해는 경영목표를 달성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주들에게는 "성과로서 사회적 책임을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은 150여명의 주주들이 참석한 가운데 속전속결로 진행돼 40여분 만에 종료됐다. 주총에 상정된 안건은 원안대로 승인됐다. 이에 따라 한인규 호텔신라 TR부문장이 사내이사로, 김원용 김앤장 법률사무소 미래사회연구소장이 사외이사로 각각 재선임됐다. 앞서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김 연구소장의 사외이사 재선임이 독립성 측면에서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제시했다. 호텔신라가 과거 김앤장에 법률자문을 의뢰하는 등의 관계를 맺어온 점을 문제 삼으면서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