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현대백화점이 실적 개선을 위해 면세점 등 신규 투자 사업에 향후 3~4년간 7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23일 서울 논현2동주민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구조를 개혁해 사업성이 낮은 부문을 과감히 조정하고 전략적 투자를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부회장은 "올 연말 무역센터점 내에 오픈 예정인 면세점을 시작으로 2020년 남양주 프리미엄 아울렛, 대전 프리미엄 아울렛, 2021년 여의도 파크원백화점과 동탄 시티아울렛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사진)이 23일 열린 현대백화점 정기 주주총회에서 실적 개선을 위해 면세점 등 신규 투자 사업에 향후 3~4년간 7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김보선 기자
이날 주총에서는 주주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현대백화점 이사회 내에 보상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이 통과됐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주요 상장 계열사의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을 신설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기존에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만 운영해 왔다.
현대백화점은 아울러 주당 배당금을 기존 700원에서 800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은 당기순이익 감소와 주가 하락으로 인한 일부 주주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법인세 비용이 280억원 증가한 이유 등으로 전년 보다 5.9% 줄어든 3022억원에 머물렀다. 배당액을 주당 800원으로 인상했지만, 시가배당률은 0.8%로 동종업계와 비교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한 일부 소액주주들은 이 같은 이유로 주총 의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의장으로 나선 이동호 부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약 5000억원의 차입금이 있고, 신규 출점이 확정된 면세점, 대전 프리미엄 아울렛, 여의도 파크원 백화점, 동탄 시티아울렛 등의 신규 투자에 향후 3~4년간 7000억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감안할 때 단기적인 배당액 증가 보다 신규 투자로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것이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더 도움일 될 것이라고 본다"고 답변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액면배당률은 동업 대비 낮은 게 사실이지만, 시가배당률이나 배당성향은 결코 낮지 않다"며 "더 높은 배당을 책정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뼈 아프게 받아들이고, 실적과 배당액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이동호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와 노민기 전 노동부 차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의 상정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