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계기로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가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UAE가 밝힌 250억달러 신규 협력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까지 굵직한 호재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올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실적은 전년보다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해외건설협회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날까지 1분기 중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89억7468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87억4531만달러)보다 2.6% 늘어난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400억달러를 넘어 461억달러를 기록했던 지난 2015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UAE는 석유·가스 협력과 관련해 국내 업체와 향후 250억달러 규모의 신규 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석유와 가스 관련 공사는 우리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하는 주력 사업 중 하나다. 지난해 정유공장과 정유시설 관련 수주액은 각각 64억5278만달러, 11억4279만달러를 기록했다. 가스처리시설과 가스시설 관련 공사도 각각 4억5098만달러, 2억1136만달러를 수주했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대부분 석유와 가스 관련 해외 공사를 진행해 이 분야에서 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지난 10년간 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가스처리시설에서는 현대건설이 76억5961만달러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렸고, 뒤를 이어 현대중공업이 총50억8397만달러를 수주했다.
여기에 UAE는 향후 한국의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진출에 필요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한국 측과 조속히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에너지 수급에서 원자력 비중을 늘리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원전 16기(100조원 규모)를 건설할 예정이다.
다만 국내 업체들의 시행과 운영 능력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현재 UAE에서 진행하고 있는 바라카 원전 공사는 우리나라 공기업과 건설사들(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의 첫 해외 프로젝트다. 아직 일본이나 중국, 유럽 업체들보다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
더욱이 국내 정책 기조가 탈 원전으로 기우는 것도 해외 원전 공사 수주에 부정적이라는 전망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원전은 사실 일본이나 중국, 유럽 등 말 그대로 선진 업체들이 잘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우리가 약간 밀리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국내 업체가 가격 경쟁력과 기술 경쟁력 등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기업이 UAE(아랍에미리트)에 건설 중인 바라카 원전 1·2·3·4호기 모습. 사진/뉴시슷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