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서울시장 후보 영입에 번번이 실패한 자유한국당과 달리 더불어민주당 경선은 갈수록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박영선·우상호 의원이 정책 협공으로 박원순 시장 견제에 나서는 등 공약 대결이 치열하다. 둘은 정치적 노선 경쟁보다는 시민들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미세먼지·주거 등 생활 이슈에서 박 시장과의 차별화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박 의원은 27일 미세먼지 공약을 발표하며 박원순표 미세먼지 대책을 비판했다. 박 의원은 미세먼지 저감 정책으로 서울에 수소 전기차를 보급하고 빗물을 더 많이 활용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는 “2020년까지 서울시에서 2826억원을 투입해 시내버스 400대, 택시 7000대, 승용차 1만3000대를 수소 전기차로 바꾸고 수소 충전소 20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지붕이 넓은 건물 등에 빗물저장시설을 설치하고 빗물을 모아 미세먼지를 씻어내는 방안도 제시했다.
우 의원 역시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친환경차 보급, 경유차 축소, 취약계층 보호 대책을 골자로 하는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그는 특히 “경유차 사용의 단계적 축소 정책을 통해 수도권 지역 미세먼지의 주범인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비산먼지를 발생시키는 건설현장과 도로에 대한 서울시 차원의 미세먼지 발생 규제기준을 마련하고 강력한 관리감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 요인 제거, 피해에 취약한 계층(영유아, 청소년 및 고령자 등)을 위한 ‘미세먼지 프리존’을 피력했다.
이에 맞서 박 시장은 미세먼지가 심할 때 초등학교 등에 휴교령을 내리고, 초대형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등 공기를 맑게 하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시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미세먼지가 어느 정도 이상으로 나빠지면 서울시교육청과 협력해 휴교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며 “중국에서는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초대형 공기청정기를 세워 놓았다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구심은 들지만, (이런 일이라도) 무엇이든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이날 노들섬을 ‘4차 산업혁명의 미래섬(퓨처 아일랜드)’으로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노들섬에 민간기업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압축적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종합전시관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인공지능(AI)·가상현실(VR)·드론 기술 등을 시민들이 직접 경험해보고 즐길 수 있는 체험형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우 의원이 노들섬 공약을 제시한 건 박 시장의 ‘텃밭 노들섬’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함이다. 그는 “박 시장은 노들섬을 도시농업의 텃밭으로 바꿨지만, 텃밭에 가본 시민들이 거의 없어서 버려진 섬”이라며 “텃밭이 더 나을지 미래섬이 나을지 시민이 판단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강북지역 5개 지역 추가 설치로 교통난을 해소하는 방안과 서울지역 만 5세 이하 아동 위한 무상 의료 등을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왼쪽부터)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우상호 의원이 지난 1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자치분권 원년, 자치분권 개헌으로’ 자치분권개헌 국민대토론회에서 자치분권 개헌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