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소니가 다음달 플래그십 모델인 '엑스페리아XZ2'를 국내시장에 출시한다. 외산폰 무덤으로 통하는 한국시장에 지난해 9월 제품 출시 후 약 7개월 만에 신제품을 내놓으며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급제폰 활성화 등 유통시장 변화가 감지되면서 한국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다음달 3일 소니스토어 등 온라인을 통해 엑스페리아XZ2에 대한 사전예약을 실시한다. MWC 2018에서 공개한 이 제품은 최상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후루미 히데유키 소니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 마케팅 총괄 부사장은 "동영상 촬영·감상부터 음악 청취까지 최상의 경험을 선사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엑스페리아XZ2는 스마트폰 최초로 4K HDR 영상 촬영 기능을 지원한다. 동작과 표정을 감지하는 예측 촬영, 자동 초점 버스트, 예측 자동 초점 등 지능형 제어 기능으로 고품질 사진 촬영이 가능하며, 초당 960장을 촬영하는 슈퍼 슬로우모션을 통해 풀HD 영상 촬영도 할 수 있다. 오디오 데이터에 따라 손에 진동을 전달하는 바이브레이션 시스템도 새롭게 탑재했다.
스마트폰에서 재생한 영화속에서 주인공이 절벽에서 떨어지거나 악당들과 싸울 때 잦은 진동으로 콘텐츠의 몰입감을 높여주는 식이다. 특히 두꺼운 상하단 베젤의 옴니밸런스 디자인을 버리고 전면에 디스플레이 비중을 높여 경쟁작들의 베젤리스 디자인에 한층 가까워졌다.
소니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인 엑스페리아 XZ2. 사진/소니
소니의 전략폰이 한국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난해 기준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56.2%, 애플 17.7%, LG전자 17.4% 순이었다. 삼성·애플·LG 외에는 좀처럼 안 팔리는 시장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자급제폰이 활성화 조짐을 보이는 등 유통환경이 변화하면서 비집고 들어갈 틈새가 커지고 있다. 소니는 2014년부터 국내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자급제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이지만, 갤럭시S9 시리즈가 자급제폰으로 출시됐고,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와 소비자 선택의 폭 확대를 위해 활성화를 촉진하고 있어 자급제폰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니도 내부적으로 자급제폰 활성화 분위기가 제품 판매에 탄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니 관계자는 "한국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외산폰의 약진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자급제폰이 활성화돼도 국내 대기업이 지원금이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할 수 있어 외산폰 점유율이 높아지기는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