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홈앤쇼핑이 사장 선임 공모를 앞둔 가운데 정치권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회사 안팎에서는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외부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회사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인사 선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홈앤쇼핑 이사회는 대표이사추천위원회를 꾸리고 28일 첫 회의를 진행했다. 대표추천위에는 이흥우 중기중앙회 부회장과 소한섭 중기중앙회 경영지원본부장을 포함해 홈앤쇼핑 사외이사 2명, 노조 대표가 참여하고 있다. 아직 공석인 외부인사 한 명이 추가로 선임되면 총 7명으로 대표추천위가 구성된다. 4월 초부터 사장 선임 공모에 들어간 뒤 5월 중에는 대표추천위가 뽑은 최종 후보 2명 가운데 이사회가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관상 한 달 내로 주주총회 의결을 거치게 돼 있어 6월 안에는 사장이 최종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불명예 퇴진했던 강남훈 전 대표를 이을 차기 대표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된다. 17조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홈쇼핑 시장에서 TV홈쇼핑과 T커머스 17개 채널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반면 시장은 성숙기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홈앤쇼핑은 모바일 중심의 사업 전략으로 2012년 개국 이후 4년 만에 취급액 2조원을 달성하며 급격한 성장을 이뤘지만 회사 성장을 이끌었던 강 대표 사임으로 미래 전략에 공백이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현재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정치권 인사는 홈쇼핑업계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는 점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홈앤쇼핑의 최대주주인 중기중앙회(32.93%)를 포함해 농협경제지주(15%), IBK기업은행(15%), 중소기업유통센터(15%) 등 대주주가 정부 영향력으로 자유로울 수 없는 주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 우려는 더욱 확대되는 상황이다. 중기중앙회의 경우 업종·지역별 중소기업 협동조합이 모여 만든 사단법인 경제단체지만 전체 예산 280억원 가운데 120억원을 정부에서 지원받고 있어 공적 성격을 띤 기관으로 분류된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중기중앙회를 제외해도 홈앤쇼핑의 주요 주주가 정부 산하기관이기 때문에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홈앤쇼핑이 애초의 설립 취지인 중소기업을 육성과 판로 지원 등을 위해서라도 실적을 달성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 만한 유능한 인물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홈앤쇼핑은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갖고 설립된 특수한 법인이지만 다른 공기업과 달리 경쟁이 치열한 산업군에 속해 있기 때문에 업계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인사가 거쳐갈 만한 기업이 아니다"라며 "회사 내부적으로도 경영을 위한 과제가 산적해 있어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경우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홈앤쇼핑이 사장 선임 공모를 앞둔 가운데 현재 거론되는 정치권 인사가 아닌 회사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선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마곡지구에 위치한 홈앤쇼핑 사옥 전경. 사진/홈앤쇼핑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