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자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태호 전 의원이 격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경수 의원이 2일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한국당은 김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김해을 출신으로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 전 의원을 대항마로 내세울 방침이다.
김 의원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남의 지방정권 교체를 통해 벼랑 끝에 선 경남지역 경제와 민생을 되살리기 위해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공민배, 권민호, 공윤권 세 후보께서 오늘 중앙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선공후사의 대승적 결단으로 저를 단일후보로 지지하고 원팀(One-team)이 돼 선거 승리를 위해 함께 해 주시기로 한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오늘 추미애 대표는 경남지사 선거와 관련해 지금 활동 중인 경남도지사 후보 3명을 당으로 초청, 경남지사 후보들과의 간담회를 개최했다”며 “경남지사 단일후보로 김경수 의원을 추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향후 경남도지사 선거는 원팀으로 선거를 치른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에 맞서 한국당은 김태호 전 의원을 전략공천하기로 사실상 확정했다. 홍준표 대표는 지방선거 후보 인물난 지적과 관련,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물난이라고 하지만 민주당의 우후죽순 난립 후보보다는 우리는 될 만한 사람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홍 대표는 “서울·경남은 당 내외 인사들을 망라해 최적의 후보를 선정하도록 할 것”이라며 “나는 직관을 중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홍 대표는 박완수(경남 창원 의창) 의원이 경남지사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표하자 자신의 측근인 윤한홍 의원을 이곳이 전략공천하려 했다. 하지만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경남지사 출마 의사를 접고 훌륭하신 후보를 뒤에서 돕기로 했다”고 밝혀 최근 당내에서 교통정리가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김 전 의원은 독일 유학을 준비 중이라며 불출마 뜻을 밝혀오다가 홍 대표 등으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아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과 김 전 의원은 이미 지난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격돌한 바 있다. 당시에는 김 전 의원이 승리했지만, 이번에는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둘의 대결은 문재인 대통령과 제1야당 수장인 한국당 홍준표 대표 간 대리전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안고 있어 특히 결과가 주목된다.
제19대 총선 경남 김해을 선거구에서 당시 새누리당 김태호 후보는 6만3290표(52.11%)를 얻어 5만8157표(47.88%)를 얻은 민주통합당 김경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20대 총선에서는 김경수 후보가 7만600표(62.38%)를 득표해 새누리당 이만기 후보(3만8937표, 34.40%)에게 승리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11년 4월 13일, 당시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김경수 사무국장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