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STX조선해양의 생사를 결정할 노사확약서 제출 기한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반면 노사는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고강도 자구계획안 합의에 진통을 보이고 있다.
8일 STX조선해양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이날 정오까지 전 부서 생산직 사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희망퇴직 및 아웃소싱 추가 접수 인원은 모두 29명으로 집계됐다. 희망퇴직 21명, 아웃소싱 8명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로써 기존 희망퇴직 신청자 83명과 아웃소싱 신청자 32명 등을 포함해 모두 144명이 STX조선해양을 떠나게 됐다.
이는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자구계획안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달 8일 정부와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에 오는 9일까지 고강도 자구계획안과 이에 대한 노사확약서 제출을 요구했다. 자구계획안은 생산직 인력의 인건비 75% 감축을 골자로 한다.
STX조선해양은 생산직 인건비 75%를 감축하기 위해선 지난달 초 기준 695명이었던 생산직 근로자를 500여명 감원해야 한다고 노조를 설득했다. 그러나 금속노조 STX조선지회(이하 노조)는 이 같은 회사의 인적 구조조정을 전면 거부하며, 고용보장을 전제로 한 무급휴직 등으로 맞섰다.
금속노조 STX조선지회 노조원들이 정부와 채권단의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와 관련해 지난 6일 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는 담화문을 통해 "생존을 위해 고강도 자구계획 요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극한 상황에서 생존하여 시황이 회복되는 후일을 도모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양해해 달라"고 노조에 호소했다. 정부와 채권단도 자구계획안에 대한 노사확약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고 STX조선해양 노사를 압박했다.
그러나 노사확약서 제출 기한을 하루 앞두고 STX조선해양이 추진했던 인적 구조조정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행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정부와 채권단이 구조조정에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만큼 STX조선해양은 벼랑 끝까지 내몰린 상황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5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STX조선해양을 포함한 기업 구조조정에 있어 원칙에 입각해 처리할 것임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STX조선해양 노사가 막판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법정관리에 돌입할 경우 대규모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며, 기존에 수주한 선박 건조마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STX조선해양의 수주잔량은 이달 초 기준 옵션 2척을 포함해 모두 17척이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구조조정 후에도 수익성 개선을 위한 원가절감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회사가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은 생산직 조직과 인력 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뿐인 만큼 노사확약서 제출 시한 막바지까지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