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한중 간 경제·통상 의제를 논의하는 차관급 연례협의체인 한중 경제공동위원회의가 2년 만에 재개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조치 해제 문제도 함께 논의될 지 주목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8일 “우리 측 외교부 2차관과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제22차 한중경제공동위를 이달 중·하순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해 12월 한중 정상회담 후속조치 이행현황을 점검하고 우리나라의 신북방·남방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을 연계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의제에 맞게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관계자들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지난 1993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회의 개최를 원칙으로 경제공동위를 이어왔지만,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하면서 지난해에는 열리지 않았다. 2년 만에 회의가 재개됨에 따라 양국 간 갈등이 본격적인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체적인 협력사업 발굴방안과 기업인 애로 해소 등이 공동위 의제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 것도 기대감을 높인다.
이와 관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작년 12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언급하고 “한국 측이 이를 계속 중시하고 적절히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전 회담에서 밝혔던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직설적인 표현이 누그러들고 이른바 ‘3불’(사드 추가배치·미 미사일방어(MD)체계 편입·한미일 군사동맹 추진 불가)에 대한 언급도 자제하면서 양국 관계 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화장품 등 일부 업종에서 중국의 무역보복이 여전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공동위에서 관련 사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인 단체관광 정상화와 중국 내 롯데마트 원활한 매각절차 진행, 선양 롯데월드 프로젝트 재개,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문제 등 문 대통령이 관심을 기울이는 사안들도 공동위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만나 “중국은 대통령의 관심사항을 매우 중요시 하고 있다”며 “관련 사항은 빠른시일 안에 가시적 성과를 보게 될 것이다. 대통령께서는 이를 믿어주시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