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 비효율 다 합쳐도 4대강 낭비보다 적어”

재정분권 강화 토론회서 전문가들 재정분권 강조

입력 : 2018-04-09 오후 5:33:41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현재의 중앙집권 체제로는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는 만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관계를 수평적 협력체제로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정분권 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재원 부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의 비효율을 합쳐도 4대강 낭비 하나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기재부의 예산 편성과 국회의 절차를 정상적으로 거쳤음에도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에서 대규모 재정투자 실패를 막지 못했다”며 “기재부 중심의 후진적 재정관리시스템으로는 더이상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며, 사회적 요구를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분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방자치 부활 이후 20년 넘게 진행된 중앙집권적 재정운영체계의 비효율과 낭비를 비판했지만, 지방정부 역시 두둔하진 않았다.
 
이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연방제 수준의 재정분권이 이뤄지려면 지방정부가 주민과 지역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보여줘야 한다”며 “최근 정부 개헌안 작성 과정에서 자치와 분권에 대한 국민 호응이 높지 않은 것은 그동안의 ‘주민 신뢰’가 적자라는 문제”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개헌안 124조에는 자치세 도입, 재정균형 시행, 중앙정부-지방정부 재원 배분 등을 재정분권이 이뤄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교수는 “세금에 대해 중앙과 지방이 동등한 권한을 갖고 조세정책을 세울수 있는 헌법적 근거”라며 “국세와 지방세를 7:3 조정하는 과정에서 20조원 정도를 지방세로 확충할 경우 단일 세목보다는 소득세제와 소비세제의 다양한 조합으로 지방세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지방분권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저마다 세제 개편, 국고보조금제 재정립, 고향사랑기부제도 도입 등 재정분권의 구체적인 실현 방안과 방향을 제시했다.
 
유태현 한국지방재정학회장은 “늘어나는 재정수요에 대응하면서 지방재정 시스템을 마련하려면 기간세 체계를 구축하고 지방세 자체재원 확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지방교부세는 중앙-지방, 지방-지방 재정 갈등 조정 기제로 틀을 유지하되 보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대우 서울시 재정기획관은 “누구를, 무엇을 위한 재정분권이냐는 질문에 대해 재정분권의 지향점은 주민이 돼야 한다”며 “실질적 재정분권 위해 지방세제 개편을 통해 서울시를 포함한 모든 지방정부의 재정 확충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9일 서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재정분권 강화 정책토론회에서 이재원 부경대 행정학과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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