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시장 급감…화웨이·샤오미, 글로벌로 눈 돌려

1분기 중국시장 전년비 27% 급감…화웨이 유럽, 샤오미는 인도 공세 강화

입력 : 2018-04-11 오후 6:17:59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중국 스마트폰 시장 축소가 현실로 다가왔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8년 만에 처음 감소한 이후 올 1분기에는 하락폭을 더 키웠다. 내수를 바탕으로 급성장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자국시장을 뒤로 하고 유럽과 인도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놓고 중국 업체들과 한판승부가 예고되면서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고민도 커졌다. 
 
11일 중국정보통신연구원에 따르면, 1분기 중국의 휴대폰 출하량은 87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 급감했다. 전체 휴대폰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93.7%에 이를 정도로 포화 상태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출하량이 감소한 데 이어 분기 기준으로도 시장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 포화와 중국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과거보다 길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더 이상 내수만 바라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해외 시장 확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화웨이는 고배를 마신 미국시장 대신 삼성전자와 애플이 장악한 유럽시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프리미엄 라인인 P20 시리즈와 메이트RS를 공개한 데 이어 다음달 15일 영국 런던에서 중급 라인인 아너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프리미엄부터 중저가까지 라인업을 다양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MWC 2018 기간 화웨이 부스(왼쪽)와 폴란드에서 진행된 샤오미 신제품 행사 사진.(오른쪽). 사진/뉴시스
 
샤오미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인도시장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인도는 지난해 4분기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한 곳으로, 강세다. 샤오미는 2015년부터 인도에 제조공장을 세우며 현지화 전략을 펴 왔다. 지난 9일에는 대만 폭스콘과 협업해 인쇄회로기판(PCB)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PCB는 스마트폰 부품 중 하나로 전체 제조비용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샤오미는 3분기까지 PCB 현지 생산 비중을 100% 가까이 높일 계획이다. 3개의 스마트폰 공장도 추가로 설립할 예정이다. 이로써 샤오미는 인도 현지에 총 6개의 공장을 운영하게 된다. 샤오미는 인도 현지 제조능력을 초당 두 배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중국 업체들의 해외 시장 공략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위협하는 요소다. 삼성전자는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 중이며, 인도시장에서는 샤오미에게 추월을 허용했다. LG전자는 북미를 제외하고는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으로, 중국과의 승부가 더욱 부담스럽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인도, 유럽 등에서 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공략 지역을 더 넓힐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기게 된다면 스마트폰의 세계 권력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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