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스마트폰 기술 경쟁이 올해에도 카메라로 국한되는 흐름이다. 폼팩터(형태) 변화가 한계에 달하면서 기술적 진화를 보여줄 수 있는 카메라에 전력투구하는 모양새다. 갤럭시S9에 F1.5 조리개를 탑재한 삼성전자가 다음 진화로 최대 광각 카메라를 주시하는 가운데 LG전자는 3D 듀얼 카메라, 화웨이는 안면인식 기능 카메라에 집중하고 있다.
9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제출한 '어안렌즈(fisheye lens) 어셈블리 및 이를 포함한 전자장치' 관련 특허가 최근 공개됐다. 화각이 150도 이상인 렌즈를 스마트폰에 통합해 초점거리가 짧은 광범위한 공간을 한 번에 담아낸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광각 렌즈는 120도가 최대였다. 업계에서는 150도 어안렌즈가 하반기 선보일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다음달 공개 예정인 G7에 3D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국내 특허청에 '3D Dual Eye' 상표를 특허 출원했다. 사용자 얼굴을 3D로 인식하고 관련 이모티콘으로 구현, 메시지까지 전달하는 기술로까지 넓혀진다. 이 기능은 앞서 애플 아이폰X과 삼성 갤럭시S9에도 도입됐다.
중국 화웨이는 카메라 기능 강화를 위해 지난 2016년부터 독일 카메라 제조사 라이카와 협업 중이다. 업계 최초로 듀얼 카메라 스마트폰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에는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한 P20를 내놨다. 최근에는 객체의 심도 정보(Depth Information)를 포착하는 카메라에 공을 들이고 있다. 1000분의 1초 만에 얼굴을 인식하며, 안면을 1㎜ 오차 범위 내에서 3D로 재구성한다. 이를 위해 중국 1위 광학 부품업체인 써니옵티컬테크놀러지와 협력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 사진은 갤럭시S9을 통해 사용자의 얼굴을 3D로 인식해 AR 이모지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곡면과 베젤리스 디자인 이후 차세대 혁신으로 꼽히는 폴더블 제품의 출시가 지연되면서 각 제조사들은 기술 혁신의 척도로 카메라를 제시하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화소 상향을 통한 화질 개선을 이룬 후 듀얼 카메라, 손떨림방지장치(OIS) 탑재, 낮은 조리개값 구현 등으로 기술이 진화됐다. 글로벌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시장은 지난해 313억달러에서 오는 2020년 444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12.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인 5.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스마트폰 카메라는 인공지능 강화를 위해 소프트웨어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기술적 과시가 아닌 카메라 사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소비자 패턴 변화에 맞춰 엔터테인먼트 기능 강화로 차별화를 두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