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음료수 병을 던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을 산 언니 조현아 칼호텔 사장의 경영 복귀 직후라 한진의 곤혹스러움도 커졌다.
12일 광고업계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조 전무는 지난달 광고대행사 '에이치에스애드(HS Ad)' 담당자들과 회의 도중 음료수 병을 두 차례 던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 전무가 대한항공 영국편 광고와 관련해 질문을 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하자 음료수 병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내용은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이달 초 게시됐다가 며칠 뒤 사라졌다.
게시된 글은 '1. DH와 댕사 미팅 중, 2. 땅동생전무 엉뚱한걸 물어봄, 3. 댕사 어버버버. 4. 분개 및 분노, 5. 1차 음료수병 벽에 투척, 6. 2차 댕사 팀장 얼굴에 음료수 투척. 7. 며칠 후, 8. 댕사사장 사과(???)' 의 내용으로 올라왔다. DH는 대한항공, 댕사는 광고대행사의 약어라는 게 광고업계 설명이다.
블라인드 애플리케이션에 올라온 대한항공과 광고대행사에 대한 이야기. 왼쪽은 조현민 대한항공 부사장. 출처/블라인드 캡쳐
조 전무의 갑질은 피해를 입은 광고회사 사장이 거꾸로 사과했다는 점에서 더 큰 논란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이 에이치에스애드에 연락해 조 전무를 다독여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이에 에이치에스애드 사장이 대한항공에 전화를 걸어 조 전무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광고대행사 직원들이 피해자인데 반대로 대한항공에 사과했다는 게 일반인들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갑에게 광고 수주를 받아 일하는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에이치에스애드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광고주 관련 얘기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에이치에애드 사장님이 사과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전무가 해당 광고대행사랑 회의를 하던 도중 음료수 병을 던진 것은 맞다"라면서도 "다만 바닥에 던졌고, 음료수 일부가 직원들에게 튀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조 전무의 언니 조현아 사장은 지난 2014년 이륙을 준비하던 기내에서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난동을 부렸다. 이로 인해 미국 뉴욕을 출발하려 했던 항공기는 지연 운항됐다.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이다. 조 사장은 최근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