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인천공항 착륙 후 기체 결함으로 활주로(유도로)에 멈춰 서는 일이 발생했다. 항공기를 견인하는 토잉카를 이용해 주기장으로 옮겼지만 승객들은 착륙 후 기내에서 1시간 가까이 대기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12일 인천공항공사와 아시아나항공 등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OZ221편 A380 항공기는 지난 10일 오후 5시20분쯤 인천공항 15번 활주로를 이용해 착륙했다. 그러나 기체 앞 랜딩기어(지상 주행 또는 이·착륙에 사용하는 장치) 계통의 결함 문제로 여객 터미널까지 이동이 불가능했다. 이에 15번 활주로에서 C1 유도로 방향으로 이동해 멈춰섰다.
기장은 자력으로 항공기를 이동시킬 수 없다고 판단, 인천공항공사에 토잉카를 요청했다. 토잉카는 항공기를 견인하는 데 사용하는 차량이다. A380은 현존하는 항공기 가운데 가장 큰 아시아나항공의 자랑이다. 기체 무게만 245톤이다. 이에 토잉카로 견인하는 데만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자칫 다른 항공기가 같은 활주로를 이용해 착륙이나 이륙을 시도했을 경우 대형 사고로 번질 가능성도 있었다. 인천공항공사는 해당 항공기가 유도로까지 이동해 토잉카를 기다렸다는 이유로 활주로 폐쇄 등의 조치는 하지 않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다행히 유도로까지 이동해 멈췄지만 같은 활주로에서 이·착륙하는 비행기가 인접한 시간대에 있었다면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항공기 결항 등의 이유로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뉴시스
승객들도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이날 OZ221편에는 248명의 승객이 탑승해 있었다. 13시간 넘는 시간을 비행한 뒤 기체 결함으로 기내에서 추가로 30분 이상을 대기해야 했다. 승객들은 이날 오후 5시55분쯤부터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해당 항공기는 랜딩기어 제어 프로그램 쪽의 문제가 있어서 교체를 지시했다"며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인 만큼 항공기 안전 관리감독을 수시로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4일(현지시간)에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출발하려던 아시아나항공 OZ211편 A350이 기계 결함을 이유로 운항이 취소됐다. 승객들은 당초 이날 오후 11시30분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다음날 오전 5시가 넘어 다른 항공기를 이용해야만 했다.
앞서 대한항공도 이달 9일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에 착륙하는 과정에 기체 꼬리 부분이 활주로에 닿는 사고가 발생하고, 제주항공은 지난 7일 전자장비 이상 등의 문제로 회항하는 등 항공업계 안전 불감증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