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아이폰X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높은 이익을 기록했다. 애플이 아이폰 판매로 얻은 영업이익은 전체 시장의 86%에 달한다. 애플의 이익 독식구조 속에 삼성만 유일하게 어깨를 견줬다. 성장 한계에 도달한 시장에서 한 대를 팔아도 이윤이 훨씬 더 남는 프리미엄폰이 해법으로 제시되는 이유다.
18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해 4분기 아이폰X 판매로 얻은 영업이익은 전체 시장의 35%였다. 애플은 아이폰8과 아이폰8플러스로 전체 시장의 19.1%, 15.2%에 해당하는 영업이익을 벌었으며,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의 영업이익 비중은 각각 6.2%, 5.0%였다. 영업이익을 많이 낸 모델 상위 10개 가운데 애플 외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건 삼성이었다. 삼성은 갤럭시노트8과 갤럭시S8플러스로 각각 3.9% 1.7%의 수익을 거뒀다.
아이폰X 출시 초기 과도하게 비싼 가격으로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애플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제기됐다. 대만 KGI증권, 일본 노무라증권 등은 분기 출하량 전망을 500만~1000만대 하향 조정했다. 아이폰X은 64GB가 999달러, 256GB는 1149달러에 판매됐다. 높은 가격으로 아이폰X 판매량은 부진했지만 애플의 수익률은 높이는 결과를 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아이폰X이 600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업체들의 영업이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 5배 이상의 이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애플의 아이폰X. 사진/뉴시스
결국 해답은 프리미엄폰으로 압축된다. 실제 하이엔드와 프리미엄 시장만 부침을 겪지 않고 균일한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600달러 이상의 하이엔드 시장과 751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시장의 합은 전체 시장에서 16% 정도로 유지되고 있다.
화웨이도 최근 기류를 반영해 프리미엄 시장 확대에 나섰다. 화웨이는 전략폰인 P20 출하량 목표치를 2000만대로 잡았다. 지난해보다 프리미엄 목표치가 2배 이상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은 결국 판매량이 아닌 수익성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애플의 전략을 쫓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