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법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 재산 처분을 막아달라는 검찰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정계선)는 18일 111억원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의 추징보전 청구를 일부 인용해 재산을 동결했다. 이번 동결 대상은 이 전 대통령 소유 부동산 및 부천공장 건물과 부지다. 추징보전이란 법원의 본안 판결이 있기 전에 피고인이 범죄행위로 챙긴 재산을 은닉하거나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재판부는 부동산 가액이 추징보전 금액을 상회해 나머지 이 전 대통령 재산과 예금채권에 대해서는 추징보전 필요성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또 다스 소유 관계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법원의 이번 일부 인용은 범죄 수익 환수 조치의 하나로 추징보전을 청구한 검찰의 뜻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로써 이 전 대통령 측은 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올 때까지 동결된 재산에 한해 이를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 박철우)는 지난 10일 이 전 대통령 사건과 관련해 법원에 불법 자금 수수액인 111억원 상당의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피고인이 재산을 은폐하거나 빼돌리지 못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9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국고등손실·조세포탈)·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직권남용·대통령기록물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이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의 소유"라고 규정하며 "개별적 혐의 하나하나만으로 구속수사가 불가피한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자금을 횡령해 비자금 339억원을 조성하고 국회의원 선거캠프 직원 허위 급여 4억3000만원을 지급한 혐의 등을 받는다. 또 다스 법인세 31억4000만원을 포탈하고 다스 미국 소송비용 67억여원을 삼성전자가 대납하게 한 혐의(뇌물) 등 크게 18개 혐의가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