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1.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둔 작년 11월 A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고가의 의류브랜드 몽클레어 제품을 할인한다는 광고를 봤다. A씨는 광고와 연결된 사이트에 접속한 뒤 겨울패팅 3점에 약 95만원을 지불하고 해외구매했다. 잠시 후 문자로 전송된 결제 내역을 보니 결제 화폐가 달러가 아닌 중국 위안화로 돼 있었다. 판매 사이트에 이메일로 구매취소 요청을 보냈지만 답변이 없었다. 사이트에 표시된 번호는 먹통이었다.
#2. 작년 12월 B씨는 카카오스토리 판매업체 사진을 보고 여성용 구스다운을 구입했다가 낭패를 봤다. 열흘 후 배달된 53만5000원짜리 상품은 사진과는 영 딴판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카카오스토리에 있던 사진은 실제 제품 사진이 아니라 유명 브랜드 사진을 도용한 것이었다. 판매자는 미리 환불이 불가하다고 공지했기 때문에 환불해줄 수 없다고 버텼다.
모바일 쇼핑 피해자가 2년 사이에 23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취소와 반품?환불 거절이 64.3%로 가장 많았고, 해외구매 피해는 연말에 집중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전자상거래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피해 상담 8364건을 분석한 결과, 모바일 쇼핑 비율이 2015년 25%에서 지난해 59%로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작년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 규모는 47조8300억원으로, 모바일 쇼핑이 63.3%를 차지한다.
센터에 접수된 상담 사례 중에서 모바일 비중이 가장 높은 구매경로는 SNS·블로그였다. 총 사례 814건 중 모바일이 594건으로 73%를 차지했다. 50.7~70.7%에 분포한 인터넷 쇼핑몰, 오픈마켓, 해외구매 대행서비스, 소셜커머스를 웃도는 수치다.
SNS·블로그로 물건을 산 소비자들은 교환이나 반품에서 특히 어려움을 겪었다. 피해 상담 중 '계약취소·반품·환급'이 605건으로 74.3%를 차지해 50~60%대인 다른 구매경로보다 높았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소비자는 상품을 받은 지 7일 안에 청약철회할 수 있지만, 영세한 SNS 판매자는 약정 등을 근거로 들어 철회를 거부하는 경우가 유독 많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SNS 판매자들은 법을 알면서도 버티는 경우가 많다"며 "아무래도 영세 사업자가 많다보니 재고가 생기지 않도록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0대의 경우, 법의 사각지대에서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많았다. 오픈마켓·소셜커머스에서의 피해 비중은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지만, 개인간 거래로 인한 피해는 20.9%로 다른 연령대(0.8%~3.9%)에 비해 가장 높았다. 10대 소비자가 겪은 개인간 거래 피해는 교환 및 환불 거부(36%)와 입금 후 연락두절(36%)이 제일 잦았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약한 청소년이 중고나라와 번개장터 같은 개인간 거래 온라인 플랫폼에서 중고 상품을 사려다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온라인상에서의 개인간 거래는 전자상거래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 개인 거래를 할 때는 판매자와 직접 만나 제품 확인 후 구입하거나 안전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사기 피해 확률을 줄일 수 있다. 김창현 서울시 공정경제과장은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매년 빠르게 바뀌는 전자상거래 환경을 파악하고 소비자 피해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출처/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