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네이버의 댓글 개편안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26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KT고객센터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네이버와 카카오(다음) 등 포털 플랫폼이 여론조작에 이용되지 않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26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KT고객센터를 방문해 민원 처리 현황을 살펴보고 상담원들을 격려했다. 사진/박현준 기자
뉴스 댓글이 여론조작에 활용되도록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네이버는 지난 25일 댓글 개편안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개편안은 ▲24시간 동안 한 계정으로 클릭할 수 있는 공감·비공감 수 50개로 제한 ▲한 계정으로 동일 기사에 작성 가능한 댓글 수 3개로 제한 ▲댓글 작성 간격 10초에서 60초로 확대 ▲연속으로 공감·비공감 클릭 시 10초 간격 설정 등이 골자다. 하지만 이러한 개편안으로도 여러 개의 아이디로 댓글을 작성하거나, 매크로(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프로그램) 등의 편법 수단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지금 네이버가 정치적으로 많은 공격을 받고 있는데, 네이버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적당한 미봉책으로 피해가는 것은 나중에 더 큰 화를 자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털에서 각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 방식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즉흥적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공론화돼 가닥히 잡히면 방통위도 정식 절차를 통해 의견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방통위원들은 포털의 댓글 정책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허욱 부위원장은 지난 20일 열린 제18차 위원회에서 "매크로를 활용한 포털의 댓글 조작은 민주주의 근본 원칙에 대한 중대한 사안"이라며 "사법당국과 별도로 정보통신망법 위반 여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표철수 위원은 "불법 여론조작이 가능하도록 느슨하게 관리한 거대 포털을 묵과해선 안될 것"이라며 "포털이 매크로를 차단하지 못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다면, 정부가 관심을 갖고 보완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5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성남시 분당사옥을 방문한 자리에서 "아웃링크를 하겠다고 선언해도 당사자인 언론이 있기 때문에 검토를 하고 있다"며 "만약 (아웃링크 관련) 법안이 만들어지면 이에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