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김정은·리설주·김여정 녹인 ‘고향의 봄’

남북 정상, 만찬서 시종일관 화기애애

입력 : 2018-04-27 오후 9:40:33
[판문점공동취재단 =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누이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27일 남북정상회담의 마지막 순서인 만찬에서 ‘고향의 봄’을 부른 ‘제주 소년’ 오연준 군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리설주는 오 군의 노래를 집중해 듣고, 김여정은 따라 부르기도 했으며, 김 위원장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오 군이 몇 살이냐고 묻기도 했다. 한반도의 첫 번째 봄날이 미소와 박수로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 3층에서 열린 만찬에서 공연을 보고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판문점공동취재단
 
이날 만찬은 6시40분경 평화의집 3층에 준비된 만찬장에서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김 위원장과 리설주는 입구에서 만찬장에 입장하는 참석자들을 맞이한 뒤 맨 나중에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우리 전통 국악기 해금과 북한 개량현악기 옥류금의 절묘한 하모니로 ‘반갑습니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아리랑’이 연달아 연주됐다. 두 정상이 함께 앉은 테이블에서 문 대통령과 김 여사, 김 위원장과 리설주가 공연에 집중하는 동안 김여정은 임 실장과 다시 만나 반갑다는 듯 눈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왼쪽으로는 김 여사,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서훈 국정원장, 김영철 북한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앉았다. 문 대통령 오른쪽에 앉은 김 위원장 옆으로는 리설주와 임 실장, 김여정,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자리했다.
 
만찬장에는 이외에도 8인용 테이블 6개가 준비됐다. 임동원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악수했다. 김 부위원장은 임 이사장에게 “도대체 지난 10년 동안 어디 가 계셨냐”며 반색을 했다. 문정인 청와대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비서국 부장에게 “얼굴이 아주 좋아지셨다”고 인사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친근한 듯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두 사람은 평양 공연을 함께 준비했다.
 
연주가 끝난 뒤 오연준 군이 고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부르자 리설주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감상했다. 김 위원장도 오 군이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했는지 리설주 여사와 쳐다보며 웃음 지었다.
 
사회를 맡은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오 군에게 언제부터 제주에 살았냐고 묻자, 오 군은 “태어날 때부터요”라고 대답했다. 김여정이 자리에서 박장대소를 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오 군의 두 번째 곡 ‘고향의 봄’ 독창이 끝나자 김 위원장, 리설주, 김여정이 모두 얼굴 앞으로 손을 올려 박수를 보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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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