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구의역 사고가 일어난 지 2년 가까이 지났지만, 서울시의 지하철 안전 부문 직영화 정책은 여태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고 있다.
2일 서울교통공사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의 자회사 도시철도엔지니어링(ENG) 노동조합은 공사와 서울시청 신청사·서소문청사 등 앞에서 1년6개월째 공사 직영화 내지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ENG는 서울메트로(1~4호선)와 5~8호선의 서울도시철도공사(도철)이 현재의 서울교통공사로 통합하기 이전 도철이 100% 출자해 만든 자회사다. 소방시설, 위생·급수시설, 냉난방·환기시설을 점검하고 보수하는 역할 등을 맡고 있다.
윤동익 ENG 노조 사무처장은 “공사가 두 차례의 직영화·처우개선 협의를 이행하지 않은 사이에 해결은 점점 더 난망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016년 지하철 안전 부문을 직영화한다고 약속한 이래, ENG 노조는 자신들도 안전 부문을 담당한다며 직영화를 요구해왔다. 차선책으로는 공사 정규직 수준의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그 결과 공사 노사정은 직영화 내지 처우개선 협의를 해왔지만 아직 실제로 이행되지 않았다. 지난해 5월21일 제19회 노사정대표자협의체에서는 안전 분야 직영 전환 대상을 역사 소방설비·전기·환기·냉방으로 한다는 협의가 이뤄졌다. 2016년 11월9일 공사 통합 관련 부속 협의서에는 자회사 직원 등의 처우를 근속 대비 정규직 수준으로 개선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고 돼있다.
ENG 노조는 직영화와 처우개선이 미뤄지는 사이, 시민 안전에 잠재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윤 처장은 “15명 안팎의 기술관리단 1개가 관리하는 역사가 26곳 가량이고, 역사 1곳의 내부 이동 시간만 1시간”이라며 “급여 삭감 등 페널티를 피하기 위해 고장난 시설을 보수하기 바쁘고 점검은 엄두도 못 내는 일이 다반사”라고 말했다.
이어 “고장 신고는 보통 전문 지식 없는 역무원이 하기 때문에, 평상시 점검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화재 경보가 고장났는데 점검으로 잡아내지 못하면, 불 날 경우 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6년 구의역사망재해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 2차 진상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술관리단 중 49.3%가 종종 기술 점검 시간이 부족해 업무 수행이 힘들었다고 응답했다. 소방시설을 점검하는 소방관리단은 70.6%가 동일하게 답변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전체 노조와 협상을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통합 이후 ENG 건을 논의할 것을 요구해 5월부터 본격 논의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시철도엔지니어링(ENG) 노동조합원들이 지난 4월 서울시청 신청사 앞에서 직영화 등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ENG 노조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