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다만 매출액과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고가 정책을 펼친 애플이 앞서며 실속을 챙겼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2일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 782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22.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SA 조사를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애플에 빼앗겼던 1위 자리 탈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애플은 5220만대를 출하했으며, 점유율은 15.1%에 그쳤다. 삼성은 상반기 기대작 갤럭시S9의 조기 출시와 함께 갤럭시S8과 갤럭시노트8 등이 선전을 이어가면서 애플의 점유율을 앞질렀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9과 애플의 아이폰X. 사진/뉴시스
하지만 매출과 영업이익만 보면 애플이 우세했다. 애플이 2018년 회계연도 2분기(1~3월) 아이폰 판매로 벌어들인 매출은 380억3200만달러(40조7100억원)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 아이폰으로 발생한 영업이익이 따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158억9400만달러(17조14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효자 아이폰의 효과는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아이폰이 애플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2%에 이른다.
반면 삼성의 1분기 IM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8조4500억원, 3조7700억원을 기록했다. 초호황을 누리는 반도체 등을 다 합한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비교해도 애플이 앞섰다. 애플은 2018년 회계연도 2분기 아이폰을 비롯해 IT서비스와 아이패드 등 전 사업군의 매출이 611억3700만달러(65조4470억원), 영업이익은 158억9400만달러(17조145억원)라고 밝혔다. 삼성의 매출액 60조5600억원, 영업이익 15조6400억원을 뛰어넘는다.
삼성이 갤럭시J·갤럭시A 등 중저가 라인과 갤럭시S·갤럭시노트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라인으로 다각화를 펼친 것과 달리 애플은 아이폰 단일 시리즈의 고가 정책을 내세우며 수익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실제 1~3월 삼성의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이 250달러 중반대에 그칠 때, 애플은 728달러를 기록했다. 64GB 999달러, 256GB 1149달러에 출시된 초고가의 아이폰X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ASP가 11.2% 높아졌다. 팀 쿡 애플 CEO는 실적 설명회에서 "고객들은 어떤 아이폰보다 아이폰X을 더 많이 선택했으며, 중화권과 일본에서도 20%가 넘는 매출 증가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