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1분기 줄줄이 호실적을 내놓고 있다. 사드 여파 해소에 한반도 해빙까지 더해지면서 여객 운송 증가에도 불이 붙었다. 대형 항공사들은 장거리 노선에서,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일본과 동남아 노선에서 콧노래를 부른다.
제주항공은 8일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086억원, 영업이익 46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5%, 영업이익은 70.6% 급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17.1% 증가한 36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제주항공 창립 이후 분기 기준 첫 3000억원 선을 넘었다. 지난해 3분기(2666억원) 세웠던 역대 최대 기록을 2분기 만에 갈아치웠다. 영업이익 역시 사상 최대 규모로, 제주항공은 지난 2014년 3분기부터 15분기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LCC 진에어는 오는 10일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업계 컨센서스 기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800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으로 추산된다. 또 다른 LCC 에어서울은 1분기 영업이익 18억원으로 창사 첫 흑자를 기록했고, 에어부산도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한 16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비상장사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도 여객 운송 증가 등에 개선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항공사들도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5887억원, 영업이익 6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0%, 영업이익은 144.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비용은 유류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6% 늘었지만, 중국을 제외한 유럽(23%)과 미주(13%) 등 전 노선에서 여객이 늘면서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과 총수일가의 관세 포탈 의혹 등으로 곤혹스러운 대한항공도 경영실적에서는 훈풍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이달 중순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등 경영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업계 컨센서스 기준 매출 3조500억원과 영업이익 1991억원이 예상된다. 다만, 지난달 촉발된 총수일가의 갑질과 밀수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어 불매운동이 본격화될 경우 2분기에는 실적이 뒷걸음질할 가능성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발 사드 여파로 줄었던 중국인 개인 및 단체 여행객이 한중관계 개선으로 회복세에 있고, 내국인의 일본과 동남아 등 여행 수요도 높은 상황"이라며 "다만 영업비용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유가의 상승세가 변수로 작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