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중소제약사인
휴온스(243070)가 특화전략으로 연이어 해외진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에만 1500억원 규모 수출을 성공시켰으며, 추가로 500억원 규모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는 지난 5월 미국 스펙트라메디컬과 약 893억원 규모 '1% 리도카인주사제 5㎖ 앰플' 20년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4월에는 스페인 세스더마와 7년 동안 약 567억원 규모 보툴리눔톡신(보톡스) '휴톡스'의 유럽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휴온스는 휴톡스의 러시아, 중남미 진출을 위해 현지 파트너사와 본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며, 계약 규모는 500억원 이상으로 알려진다.
휴온스의 연이은 해외진출은 차별화된 사업 구성으로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전통 제약사가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 치료제를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는 반면 휴온스는 뷰티헬스케어 제품(필러와 보톡스), 주사제, 점안제에 특화돼 있다.
휴온스가 미래먹거리로 개발하고 있는 보툴리눔톡신은 미국 엘러간(제품명: 보톡스)이 1989년 처음으로 출시한 이후 전세계적으로 9개사만이 상용화에 성공했다. 엘러간이 4조원 규모 전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며 독주하는 양상이다. 희소성이 높아 개발에만 성공하면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
휴온스는 휴톡스의 국내 임상 3상을 올해 하반기 완료할 예정이다. 보툴리눔톡신 최대 시장인 미국에선 내년 임상시험 접수가 목표다. 회사는 미국 현지 파트너를 선정해 공동으로 임상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계약 성사된 유럽에서도 별도로 임상시험을 실시해야 한다. 휴톡스로 미국과 유럽 외에 별도의 임상시험 없이 의료기기 허가가 가능한 아시아, 중남미, 중동 등 개별국가 수출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휴톡스는 2016년 수출용으로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휴톡스의 해외수출액은 148억원을 기록했다.
주사제도 휴온스의 특화된 사업 분야다. 휴온스는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용기 주사제 개발하는 등 주사제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주사제로 FDA의 허가를 받은 것도 휴온스가 국내 최초다. 주사제는 품질 기준이 까다로워 미국에서 승인을 받기 어려웠다. 지난해 제천공장 주사제 라인에 대해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s, 미국 의약품 제조·품질기준) 인증과 제네릭(복제약) 승인을 획득했다.
휴온스가 수출하는 리도카인주사제는 신경 전도를 차단해 환부의 감각과 운동을 마비시키는 의약품이다. 미국 리도카인주사제 시장 규모는 6000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미국에서 리도카인주사제가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현지 진출을 추진했다. 스펙트라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미국 전역으로 리도카인주사제를 공급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을 발판 삼아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 및 유럽으로 수출 지역을 더 확대해 지속적으로 매출을 늘려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휴온스는 완제의약품 수출로 올해 3000억원 매출 돌파가 기대된다. 매출액이 2013년(1355억원) 1000억원, 2015년(2450억원) 2000억원을 각각 넘어서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848억원을 달성했다. 내수 영업 강자가 상위권을 달린 과거와는 달리 해외수출 성과가 영업실적과 제약사 순위를 좌우할 정도로 제약업계가 판도가 변화하고 있어 휴온스가 성장세가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의약품 약가를 절반으로 깎는 일괄 약가인하 시행과 리베이트 정책으로 제약사들이 매출 감소 타격을 입었지만 휴온스는 차별화된 사업 구성 덕분에 영향을 적게 받았다"며 "내수 시장 둔화 속에서도 해외수출로 성과를 내고 있어 매출 한계에 직면한 중소제약사에 롤모델로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휴온스가 충북 제천공장에서 '1% 리도카인주사제 5mL 앰플' 완제품을 미국으로 출하하고 있다. 사진=휴온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