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보일러업계가 겨울철 성수기를 지나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봄·여름철을 맞고 있다. 계절적 요인에 따른 영향을 피하기 위해 보일러업체들은 성수기·비수기 구분이 희미한 해외사업 쪽에서 활로를 찾거나, 품목다각화, 상업용 제품 출시 등으로 수요 창출을 꾀하고 있다.
11일 보일러업계에 따르면 보일러시장 규모는 2000년대 초반 이후 연간 120만~130만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교체수요는 매년 70만~80만대가량이다. 국내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 폭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최근 내수시장 비수기까지 겹친 가운데 업체들은 매출 유지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경동나비엔은 해외법인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돌파할 만큼 해외 실적이 우수하다. 국내와 달리 해외매출은 비수기와 성수기 구분이 사실상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수출이 50% 이상으로 국내 보일러시장 비수기임에도 영향이 크지 않다"며 "북미시장의 경우 온수기시장이 연간 1000만대 규모로 콘덴싱 기반의 온수기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시장의 경우 국내 비수기인 한여름부터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된다. 혹한 추위로 유명한 러시아는 한국 기준 8월부터 보일러 수요가 늘어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러시아 벽걸이 보일러시장 1위를 기록 중인경동나비엔은 러시아 시장 추가 확대에 공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귀뚜라미는 농번기를 앞두고 최근 농산물 건조기 신제품 2종(건조용량 85㎏, 175㎏)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전국 300여개 보일러 판매대리점 가운데 농촌 지역 주변 대리점에서 판매된다. 귀뚜라미에 따르면 신제품은 이중 기밀장치로 밀폐력을 높여 외부로 새는 열을 최소화한다. 귀뚜라미는 지난 3월에는 상업용으로 최적화된 벽걸이형 '귀뚜라미 저탕식 전기보일러' 8종을 대거 출시했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에 있는 56~132제곱미터(17~40평형대)의 음식점, 상업용 원룸, 고시텔, 학원, 펜션, 사찰, 교회 등 기름보일러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상업시설과 종교시설이 타깃이다. 이곳에 연료비가 저렴한 상업용 전기보일러 보급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보일러업계 3위 린나이코리아는 주방용품, 주방가전 쪽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업소용 냉장고, 업소용 국솥 등을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중이다. 린나이는 앞서 제빙기, 베이커리오븐, 발효기 등도 출시하며 종합주방업체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일러시장은 계절적 특성상 비수기 매출은 성수기 대비 60% 수준"이라며 "업체들은 매출 유지를 위해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거나 제품 라인업을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 3월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인 AWE(Appliance & electronics World Expo)에 참가했다. 경동나비엔은 수출 비중이 50%를 넘어 국내 보일러시장 비수기에도 영향이 적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진 제공=경동나비엔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