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통제약사와 바이오벤처기업들도 국산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격인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려면 기존 화학의약품의 복제약(제네릭)에 비해 높은 기술력과 오랜 개발기간 등이 요구된다. 하지만 오리지널 대비 약가 인하폭이 제네릭에 비해 적어 제조사 입장에선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기반으로 전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규모는 지난해 4조5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4년 전인 2013년의 4.7배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오는 2022년까지 28종에 달하는 주요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예정된 점은 시장 전망을 밝게하는 요소다. 그동안 보수적이었던 미국 의약품 시장 역시 최근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 속 국산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이 지난 2012년 얀센의 류마티스 관절염 바이오의약품 레미케이드를 오리지널로 한 '램시마'를 출시하며 글로벌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함께 주도해왔다. 양사는 현재까지 셀트리온 3개(램시마, 허쥬마, 트룩시마), 삼성바이오에피스(브렌시스, 렌플렉시스, 하드리마, 온트루잔트) 4개 제품의 승인을 취득한 상태다. 해외시장 진출 성과가 본격화된 지난해부터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에 한층 무게가 실렸다.
셀트리온은 주력제품인 램시마가 지난 2013년 유럽에 이어 2016년 12월 미국 진출까지 성공하며 주요시장에 입성했다. 이후 트룩시마와 허쥬마 역시 유럽에서 허가를 받고 현지에서 판매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16년 1월과 5월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베네팔리(브렌시스)와 플릭사비(렌플렉시스)의 판매 허가를 받은 이후 시장에 안착한 상태다.
세계 최대 바이오시밀러 시장인 유럽 시장 진입에 잇따라 성공한 양사의 실적은 지난해 만개했다. 셀트리온은 유럽과 미국, 호주 등에서 전년 대비 2배 이상으로 매출을 불렸다. 삼성에피스 역시 유럽에서 베네팔리와 플릭사비로 약 4088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전년 대비 277%의 성장을 거뒀다. 올해 역시 양사 해외시장 호조에 힘입어 1분기 국내 전체 바이오시밀러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1725억원을 기록했다. 유럽은 국내 바이오시밀러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시장 성장과 주도기업의 폭발적 성장에 다른 국내사들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기존 전통 제약사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동아에스티는 빈혈치료제 아라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CKD-11101)의 유럽 임상3상을 준비 중이고, 대웅제약은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에 있다.
이미 지난 3월에는 GC녹십자 '글라지아(오리지널: 란투스)'와 LG화학 '유셉트(오리지널: 엔브렐)'이 연달하 허가를 받았다. LG화학의 경우 내년 출시를 목표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역시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벤처 가운데선 지난해 9월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NI-017'을 일본에서 승인받아 판매 중인 에이프로젠이 연내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온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해외시장에서 본격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후발주자로 개발에 뛰어든 다른 국내 기업들의 성과가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양사 외의 국산 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선전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무게감이 더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산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속도감이 붙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