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068270)이 7조5000억원 규모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시장을 두고 자존심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양사의 제품이 유럽에서 비슷한 시기에 출시돼 맞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허셉틴은 유방암과 전이성 위암 등 치료에 사용되며, 전세계 매출 8위에 오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유럽에선 2조5000억원 매출 규모를 보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전세계 최초 유럽에서 상용화했으며, 셀트리온이 두번째로 허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3월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를 영국에서 출시했다. 셀트리온도 동일 성분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를 지난 3일 영국에서 판매 개시했다. 향후 독일,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 유럽 주요 국가로 판매 국가를 늘려갈 방침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셀트리온보다 두달 먼저 현지 출시했지만 시장 선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주요 국가들은 의약품 선정에 공개입찰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 대부분 2~3분기부터 입찰 일정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보통 의사 및 병원들은 국가 입찰에서 선정된 바이오시밀러를 처방으로 선호해 입찰에서 낙찰 여부에 따라 시장 선점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유럽 시장을 선도하는 양상이다. 글로벌사 엘러간-암젠이 지난해 3월 유럽 허가를 접수해 올해 승인을 앞두고 있다.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인 프레스티지바이오제약도 올 상반기 안에 유럽에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허가 신청을 접수할 계획이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로 맞붙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관절염치료제인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이 최초(유럽 2013년, 미국 2016년), 삼성바이오에피스(유럽 2016년, 미국 2017년)가 두번째로 허가를 받았다. 3년 동안 독점 판매로 램시마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유럽 레미케이드 시장에서 50% 이상을 점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수출액은 약 5000억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제품별 수출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램시마에 밀려 비교적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일찌감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어 시장을 주도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맹추격하는 양상"이라며 "신규 업체들이 시장에 가세하고 있어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로스트앤설리반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15년 27억달러(약 3조원)에서 2020년 304억달러(약 34조원), 2025년 663억달러(약 75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를 지난 3일 유럽에서 출시했다. 사진=셀트리온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