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국내 취업자의 43%인 1136만명이 인공지능(AI)으로 대체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 일자리에 종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사무직, 판매직, 기계조작 종사자 등 3대 직업이 고위험 일자리에 노출됐으며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제조업 등 3대 산업도 AI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15일 LG경제연구원의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위험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의 43%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상반기 기준 전체 취업자 약 2660만명 중에 1136만명이 향후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다.
고위험군 일자리의 72%는 사무종사자, 판매 종사자, 기계 조작 종사자에 몰려 있었다. 세부적으로 사무직은 취업자의 86%, 판매직 78%, 기계조작·조립은 59%가 고위험군에 해당됐다.
연구원은 사무 종사자의 경우 전통적으로 '화이트 칼라'를 상징했지만 AI 확산으로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AI를 이용한 가상의 비즈니스 로봇이 서류분석, 보고서 작성, 메일 회신, 인사 채용, 성과 지급 등을 자동화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판매 종사자는 무인 매장이 확대되고, 챗봇·인공지능 상담원 등이 콜센터의 고객상담 업무를 대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계조작 종사자는 기존 '블루 칼라' 종사자였지만 제조업 자동화인 스마트팩토리로 진화해 AI, 클라우드 컴퓨팅 등과 관련된 지식중심 노동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별로 분류할 경우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제조업 등 3대 산업이 고위험 일자리의 6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비스업의 경우 이미 미국에서는 아마존처럼 AI를 이용한 상품추천, 로봇을 이용한 창고 자동화 등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유통업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아마존은 드론 배송 등 무인 매장, 무인 배송 서비스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신소매 유통'이라 불리는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무인 편의점이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고, 스마트폰 간편 주문 및 결제, 키오스크 등을 통해 서비스 업무를 자동화하는 범위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AI에 의한 일자리 위험은 특히 중산층에 더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소득 100만∼200만원, 200만∼300만원에서 고위험군 비중은 각각 47%로 가장 높았다. 이보다 소득이 낮거나 높으면 고위험군 비중은 작아졌다.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공지능에 의한 자동화 위험이 특정 직업이나 산업, 계층에 집중된 것은 앞으로 중요한 도전과제가 될 수 있다"며 "정부는 고용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감안해 노동시장의 유연안정성 제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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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