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힘 있는 경남지사로서 경남경제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 한반도 신경제지도와 연계된 경남의 신경제지도가 문재인정부의 경제지도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를 찾은 16일, 부산항 신항은 짙은 안개에 휩싸여있었다. 성산구에서 진해구로 가는 택시에서 만난 50대 중반의 기사는 “승객들을 만나보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를 지지한다는 말이 조금씩 나오는 것 같다”며 “보수 지지층이 탄탄했던 (창원시) 의창구나 서부경남 쪽 민심이 조금씩 돌아선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했다.
는개가 내리는 가운데 부산항 신항에 도착했다. 공식 명칭은 부산항 신항이지만,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이곳은 경남에서 핵심 경제 지역으로 꼽힌다. 항만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물류업체, 배후단지 물류·제조업 종사자까지 합치면 7000여 명이 움직이는 한국 항만·해운업의 핫플레이스다. 김 후보는 언제나처럼 사람들과 일일이 인사하며 동북아물류플랫폼 정책 발표 간담회장으로 향했다.
궂은 날씨에도 많은 참석자들이 자리한 게 미안했는지 김 후보는 “많은 분들이 오셨다. 바쁜 시간에 무리하게 참석하셨으면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시대에 경남과 부산을 동북아 물류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은 김 후보가 소중하게 기억하는 부분이다. 이날 내놓은 동북아 물류 플랫폼 공약 역시 그의 가슴 속에 있던 노무현정부 시절 정책 방향과 문재인정부 정책을 이어가는 차원에서 나왔다.
김 후보는 “한반도에 봄이 왔다. 미래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현실이 된다”며 “경남과 부산은 동북아시아의 관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을 융복합스마트물류단지로 지정해 동북아 복합물류클러스터로 조성해 나가겠다”며 “국내외 우수한 물류와 제조기업의 전략적 유치와 육성을 통해 부산진해 신항을 글로벌 복합 비즈니스형 항만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가겠다”고 제시했다.
문 대통령과의 협력은 김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면서 강조하는 ‘원 팀(One Team)’레퍼토리 중 하나다. 그는 “동북아 물류 R&D(연구개발) 단지를 조성해 나가겠다”며 “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구체화하는 물류모델을 함께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항만서비스자유구역을 지정해 부가가치가 높은 해운물류 산업을 활성화하겠다”면서 “한반도 신경제지도와 연계된 경남의 신경제지도가 문재인정부의 경제 지도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는 16일 부산항 신항(창원시 진해구 소재)을 찾아 컨테이너터미널 시설을 둘러봤다. 사진/김경수캠프
김 후보의 수행팀은 몇 개 조직으로 나눠서 움직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김 후보의 고충도 잘 알고 있다. 이들은 김 후보가 각 정책을 내놓기 전 심사숙고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응원하기도 한다. 캠프 관계자는 “후보께서 (업무를) 워낙 잘 챙기다 보니 저희는 제대로 지원하는 역할만 충실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비공개 일정까지 있다 보니 일정이 많아 후보가 피곤할까 걱정도 있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김 후보가 강조하는 포인트는 ‘힘 있는 도지사론’이다. 선거사무소가 있는 건물 외벽에 붙은 슬로건은 “힘 있는 도지사”로 정했다. 그는 “경남 출신 문재인 대통령, 경남지사 후보 김경수는 15년 이상 호흡을 맞춰온 원 팀”이라며 “힘 있는 도지사가 경남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허투루 내뱉는 말도 적다. 지난 10일 경남 창원호텔에서 열린 중소기업·소상공인 경영지원 세미나에서 언급한 “서울페이처럼 수수료 없는 ‘경남페이’ 도입”을 이번 선거 공약으로 15일 확정한 것에 대해 그는 “자영업·소상공인 하시는 분들의 어려운 상황, 어려운 처지를 경남도와 정부가 나서서 적극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다 ‘경남 신경제지도’ 청사진도 조금씩 구체화하고 있다. 김 후보는 임기 중 경남의 경제혁신사업에 투입하기 위한 경제혁신특별회계 1조원 조성 및 도지사 직속 경남경제혁신추진단 신설 등을 통해 경남의 제조업 르네상스 시대를 열기 위한 기반을 닦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보수정당 후보자에 대한 강한 비판 목소리는 내지 않았다. 김 후보는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는 저도 좋아하는 정치인이자 선배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경남이 도 차원에서 (업무 등을) 한다고 해도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안 된다. 지금은 (정부에) 설득할 건 하고, 이끌어낼 것은 진행하면서 해낼 수 있는 경남지사를 뽑는 선거”라고 말했다.
김경수 후보 약력 ▲1967년 경남 고성 출생 ▲서울대 인류학과 졸 ▲신계륜·유선호·임채정 국회의원 보좌진 ▲노무현정부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 행정관, 제1부속실 행정관 ▲20대 국회의원(경남 김해을)
“힘 있는 지사, 경남경제 최우선” “문 정부 경제지도 마지막 퍼즐” “제조업 살릴 ‘경남 신경제지도’” “동북아 물류 플랫폼 전진기지” 사진/김경수캠프
창원 =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