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삼성전자가 인텔의 아성마저 넘었다. 24년째 반도체 왕좌를 수성한 인텔을 지난해 처음으로 추월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매출 격차를 더욱 벌리며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16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194억달러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이 43% 크게 늘었다. 2위 인텔의 1분기 매출 158억3200만달러보다 22.5% 높다.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는 매출액 128억1100만달러로 인텔(142억2000만달러)을 턱밑까지 쫓았다. 2분기에는 매출 149억4000만달러를 기록, 인텔(144억달러) 추월에 성공했다. 이후 올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인텔과의 매출 격차를 꾸준히 벌리고 있다.
1분기 전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수년전만 해도 시스템반도체의 절대강자 인텔의 아성은 견고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인공지능(AI),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대한 기업들 관심이 커지면서 메모리반도체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메모리반도체 부동의 1위인 삼성전자도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기지인 화성·기흥·평택 공장은 물론 중국 시안 공장도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 100%의 공장가동률을 보일 정도다.
메모리반도체 호황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D램 강자들의 높은 성장을 이끌었다. 반도체 시장 2위 인텔과 3위 TSMC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 13% 성장에 그친 반면 4위 SK하이닉스와 5위 마이크론은 각각 49%의 높은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1분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 성장률 26.9%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메모리반도체 호황이 적어도 올해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삼성전자의 1위 굳히기도 순항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D램 시장은 20%, 낸드플래시 시장은 40% 성장을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세공정 기술력 격차가 벌어지면서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상위 3개 업체들을 중심으로 과점구도가 고착화되는 양상"이라며 "이중에서도 최대 수혜자는 단연 삼성전자"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