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소 정보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겠다"

(스타트업리포트)유병훈 이비온 대표
환경부 서버 직접 연결 '경쟁력'…"올해 결제서비스 도입해 첫 수익 목표"
"청년 창업 활성화 위해 청소년 때부터 창업교육 환경 조성해야"

입력 : 2018-05-2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이비온(evon)은 전기차 충전소 관련 정보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알려주는 서비스입니다. 전기차(electronic vehicle)를 켜는 것(on)처럼 저희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유병훈 이비온 대표)
 
지난 1월 설립된 주식회사 이비온은 전기차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이다. 이비온의 주인공은 만 20세가 채 안 된 10대 창업자 유병훈 대표와 김주용 개발자다. 핵심 인력인 김 개발자는 유 대표와 선린인터넷고 친구 사이다.
 
초등학교 때까지 10m 공기소총 사격선수였던 유 대표는 활발하고 모험을 즐기는 자신의 성격이 도전의 영역인 창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말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 팀을 꾸려 개발, 디자인, 기획 등을 두로 경험한 게 창업을 하는 데 큰 자산이었다고 유 대표는 말했다.
 
이비온의 경쟁력은 전국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를 정확하고 가장 빠르게 제공하는 데 있다고 이비온은 설명한다. 충전소 실제 이미지와 실시간 사용 여부 등의 정보를 알 수 있다. 유 대표는 "환경부 서버와 이비온 서버가 다이렉트로 연결돼있다. 전기차 충전소 안내 관련 앱 중에는 이비온이 최초다. 환경부에서 갱신되는 정보가 이비온에 가장 빠르게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비온은 올해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게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전력 재판매업으로 이윤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이비온 앱 서비스에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도입한다. 전국 전기차 충전소에서 호환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비온 회원이 전기차 충전소에서 결제서비스를 이용해 비용을 지불하면 한전에서 이비온으로 일정 수익을 떼어준다. 유 대표는 "올해 연말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첫 수익을 내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는 2012년 6월 458대에서 지난해 6월 1만5869대로 늘어나는 등 전기차 관련 환경 변화는 이비온에게 유리하다. 정부의 친환경 정책 기조에서도 전기차는 빼놓을 수 없다.
 
유 대표는 사업 외적으로도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2016년 말부터 진행한 기업가정신 강의는 20여회가 됐다. 후배인 10대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대학 초년생 선배들을 상대로도 자신의 인생과 창업 이야기를 들려준다. 유 대표는 "꿈을 지니는 것 자체만으로도 살아갈 때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꿈을 꾸면 마치 자석처럼 그 방향으로 이끌리는 힘이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국내 창업생태계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유 대표는 "정부가 청년 창업을 활성화시키고 싶다면 당장의 청년들뿐만 아니라 현재의 중고등학생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창업 교육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사람 만나는 일을 좋아했다. 선린인터넷고에 입학하면서 프로그래밍하는 친구들을 만나게 됐다. 친구들의 재능과 제 디자인 쪽 재능을 융합해 외주 용역을 받아서 일을 해봤다. 홈페이지 디자인, 홈페이지 개발, 플랫폼 개발 등 다양한 일을 했다. 전동휠과 블루투스를 연결하는 애플리케이션(앱)도 개발한 경험이 있다. 이때 쌓은 경험과 자산이 이비온 사업의 밑바탕이 됐다. 앱 제작 관련 능력도 한 단계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비온 관련 사업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6년 본격적으로 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전기차 사용자를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주변 멘토링 의견을 더해서 전기차 관련 인프라가 확장되는 추세에 맞춰 충전소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앱 쪽으로 서비스가 고도화되기 시작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전기차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있었는데, 우리 개발자들이 훨씬 더 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기차 관련 서비스를 하기로 결심했다. 아이템 선택을 잘 한 것 같다. 사업시작할 때보다 지금은 전기차 관련 인프라가 확대·발전되고 있는 듯하다. 우리에게는 기회가 더 생기는 느낌이다.
 
이비온에 대해 설명해달라.
 
'전기차(electronic vehicle)'와 '켜다(on)'를 결합한 이름이다. 자동차는 시동을 건다고 포현하는데, 전기차는 다르다. 전자 제품 같았다. 부품이 간소화돼있고 배터리, 모터, 바퀴만 있으면 돌아가는 게 전기차다. 전자제품처럼 전기차를 켜다는 어감이 마음에 들었다. '전기차를 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켜다'가 회사의 슬로건이다.
 
이비온은 전기차 충전소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앱 서비스다. 충전소 위치뿐만 아니라 실제 이미지, 실시간 이용 가능 상태 등의 정보를 제공해준다. 서버운영 방식이 고도화돼있다. 다른 앱보다 훨씬 더 빨리 사용자가 해당 충전소가 충전 중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도록 해준다. 충전소가 신규로 설치되거나, 충전소 정보가 업데이트되면 정보가 곧바로 이비온에 반영된다. 환경부 서버와 이비온 서버가 다이렉트로 연결돼있는 덕분이다. 이비온의 경쟁력이 여기에 있다. 충전소 안내 관련 앱 중에는 이비온이 최초다. 환경부에서 갱신되는 정보가 이비온에 가장 빠르게 들어온다. 이비온 서버와 앱 사이의 연동 또한 굉장히 빠른 속도를 구현한다. 지난해 3월 환경부 주관으로 공공급속충전기 안내 우수 앱으로 선정됐다. 한국전력에서 지난해 1억여원의 지원금도 받았다. AWS(아마존 웹 서비스)에서는 지난 4월 공공데이터 부분 대표 사례로 선정됐다.
 
 
사진 제공=이비온
 
 
매출 수익구조는.
 
쉽게 설명하자면 한국전력에서 전기를 사와서 사용자들에게 이윤을 붙여서 파는 방식을 구상 중이다. 기존 전기차 충전소 업체들이 이용하는 방법은 전기차 충전소를 세워서 전기를 끌어와서 충전하면 사용자에게 이윤을 받는 거다. 이비온의 경우 충전소 설치 없이 전국의 전기차 충전소를 모두 이용해도 된다. 이비온 회원이 충전을 한 실적이 남게 되면 한국전력으로부터 요금 청구가 되고, 회원들한테서 돈을 받을 수 있다. 법적으로 한도가 있는데, 1킬로와트당 소정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이비온의 수익 구조에서는 2000만원 이상의 전기차 충전소 설치비용이 들지 않고, 인건비가 안 드는 장점이 있다. 한국전력 쪽에서는 좀 더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이비온의 시스템이 보급되니까 도움이 될 것이다.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는 전국에 ATM기가 없는데, ATM기를 운영할 비용으로 수수료를 깎아주는 것과 비슷하다. 이비온 회원이 충전소에서 이비온 결제시스템을 이용해 지불하면 어느 정도 가격 혜택을 주는 방식이 가능해진다.
 
창업 전후 어떤 어려움을 겪었나.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법적으로 미성년자인데, 보이지 않는 어려움이 많았다. 사업 관련 일을 하기 위해 세무서에 갈 때에도 법적 미성년자 신분이라 아버지와 같이 가야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디자인 관련 외주용역을 처음 받았을 때에는 칭찬해주고 격려하는 분들이 대다수였지만,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하는 대표들도 있었다. 그런 부분이 어려웠다. 현재 주식회사인데, 미성년자가 최대 주주가 되는 게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알고 있어서 보호자인 아버지와 분할 재산으로 설정해둔 상황이다.
 
부모님이 처음에는 평범하게 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라셨고, 창업 쪽으로 가는 걸 반대하셔서 마음고생이 있었던 부분도 어려움이었다. 다행히 부모님은 지금은 가장 큰 지지자가 됐다. 아직 어리지만 자식이 안정된 길을 살아갔으면 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이제 조금은 이해하고 있다. 창업 관련 실적을 쌓고 국가적으로 공인된 자리에서 상도 받게 되니까 어머니를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됐다.
 
국내 벤처스타트업계 발전을 위해 할 말이 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 산업 환경 자체는 제조업이든 IT든 엄청난 포화상태에 있다고 생각한다. 일자리를 만들어야하는 시대가 됐다. 대안으로 청년 창업이 많이 거론되는데, 왜 청년들에게만 지원이 있는지 의아하다. 청년 때가 아니라 청소년 때부터 기업가정신 교육이 필요하다. 청년 창업 교육 포커스를 중고등학교까지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사업을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중고등학교 때부터 많이 접해볼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이 바뀌어야 하는 거다. 지금 청년 창업 관련 정책은 아궁이에 장작만 들이대는 꼴이다. 문제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청소년들이 불쏘시개가 돼서 청년까지 성장해 밀고 나아갈 수 있도록 창업 정책이 연결돼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중고등학교 교육은 그만큼 중요하다. 청년 창업 활성화시키고 싶으면 당장의 청년들뿐만 아니라 현재의 중고등학생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창업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 청년이 될 청소년의 가능성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향후 사업계획은.
 
개발 중인 결제시스템을 빠른 시간 안에 내놓을 계획이다. 디자인, 기능 쪽으로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작동돼서 사용자들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올해 연말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고, 첫 수익을 내는 게 목표다.
 
롤모델이 있는가.
 
엘론 머스크와 스티브 잡스다. 리더십이 뛰어난 사람이 되고 싶다. 시장 변화를 잘 읽고 아이템을 선정할 수 있는 날카로운 관찰력을 지니고 싶다. 무엇보다 직원들한테 인정받는 사업가가 되고 싶다.
 
이비온의 비전은.
 
전기차 보급은 많아지고 관련 인프라도 점점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차는 없어서 못팔 만큼 많이 팔린다고 알고 있다. 옛날만 해도 전기차가 되겠느냐는 의심이 많았는데, 사회적 인식도 달라졌다. 렌터카 업체들도 전기차를 매입하고 있다. 주류비가 훨씬 적게 들기 때문이다. 그런 기회들이 이비온에게 큰 비전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도 친환경 정책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친환경 정책에서 전기차가 빠질 수 없다. 스마트폰 구입하면 카카오톡이 대부분 필수로 깔아야하는 앱인 것처럼 전기차를 구매하면 필수적으로 이비온을 설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꿈이다. 전기차를 구매하면 저희 서비스가 가장 먼저 떠오르도록 하겠다.
 
유병훈 이비온 대표. 사진=이비온
유병훈 이비온 대표와 김주용 개발자. 10대 창업자와 개발자인 이들은 고교 동창이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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