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자유한국당 홍문종·염동열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가운데 같은 당 권성동 의원에 대한 표결도 곧 이뤄질 전망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23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가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접수하면 28일 본회의에서 이를 보고하고, 이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이 이뤄져야 한다. 재적 의원 과반수가 출석해 과반수가 찬성하면 체포동의안은 가결되고, 법원은 영장심사를 위한 구인장을 발부한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구속영장은 기각되고, 검찰의 구속수사는 사실상 어렵게 된다.
강원랜드(035250) 채용 비리 관련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은 지난 19일 권 의원에 대해 업무방해·제3자뇌물수수·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인턴 비서를 포함해 총 10명 이상을 부정하게 채용하도록 강원랜드에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앞서 같은 당 홍문종·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모두 통과되지 않으면서 권 의원에 대한 표결 결과를 가결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표결에서 홍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총 275표 중 찬성 129표, 반대 141표, 기권 2표, 무효 3표로, 염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찬성 98표, 반대 172표, 기권 1표, 무효 4표로 부결됐다.
표결 전 진행된 신상 발언으로 이들 의원에 대한 '읍소'가 통하면서 표결 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반대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확인되자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이 제기됐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수사단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행사로 보류했다는 취지의 주장이 나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체포동의안 부결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홍문종·염동열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도 차질을 빚고 있다. 홍 의원의 횡령·뇌물 등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 관계자는 "법 절차에 따라 수사하겠다"며 "필요한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원랜드 수사단은 "대검과 협의해 방침을 정하겠다"고만 의견을 밝혔다.
홍 의원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경민학원 자금을 빼돌려 정치 자금으로 사용하고, 공천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는 등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배임)·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범인도피교사·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염 의원은 강원랜드의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 수십명의 지원자를 부정 채용하도록 청탁한 혐의다.
한편 홍문종·염동열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해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추혜선 대변인은 "이번 부결 사태에 앞장선 보수 야당들의 추악한 동료 감싸기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특히 홍문종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은 보수 야당이 총단결한 결과라고 십분 이해하더라도 염동열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한 반대표 숫자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직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가 국회에 도착하지 않은 관계로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음 본회의에서 권성동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국회를 향한 국민들의 분노는 들불처럼 일어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0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각각 찬성 129표, 반대 141표, 기권 2표, 무효 3표, 염동열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찬성 98표, 반대 172표, 기권 1표, 무효 4표로 부결됐다. 사진은 홍문종 의원과 염동열 의원의 체포동의안 투표 결과를 기다리던 중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권성동 의원.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