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전세계 낸드플래시 매출이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으로 전체 시장 매출이 줄어들었다. 업체별로도 일본 도시바 메모리를 제외하고 매출이 모두 감소했다.
29일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분기 전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매출은 157억4120만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3%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낸드플래시 시장은 데이터센터 신설에 따른 수요 증가와 2D에서 3D로 공급전환 과정에서 공급 물량이 줄어들며 수급불균형이 발생했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에만 낸드플래시(128Gb 16Gx8 MLC)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41% 뛰었다. 하지만 3D 공정으로의 전환이 안정화되며 시장 성장률이 감소했고, 1분기에는 직전분기 대비 역성장했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가 점유율 37%로 1위를 차지했지만 매출은 전분기보다 5.6% 감소한 58억2470만달러를 기록했다. 소비자용·서버용 SSD의 가격 인하로 매출이 감소했다. 3위와 4위 업체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C)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역시 직전분기 대비 각각 9.8%, 3.3% 줄어들었다. 특히 마이크론은 최근 제품 판매를 집중해 출하량이 10% 이상 늘어났지만 평균판매가격(ASP)이 15% 하락한 영향이 컸다. 5위에 이름을 올린 SK하이닉스도 전분기보다 13.9%나 감소한 15억4680만달러를 기록, 점유율이 11%에서 9.8%로 떨어졌다. 반면 2위를 기록한 도시바는 64단 3D 낸드플래시의 공급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전분기 대비 9.4% 증가한 30억4140만달러를 기록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가격하락으로 1분기 매출이 감소했지만 최근 가격 조정 덕분에 PC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하반기 신제품의 메모리 사양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플래시 시장 수요가 연말까지 긍정적이라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경우 가격이 낮아진 SSD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SK하이닉스는 72단 3D 낸드플래시 공정 수율을 높여 출하 증대를 기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1분기 매출 감소가 낸드플래시 시장 하향의 신호탄이라는 시각도 있다. 2D에서 3D로의 전환이 업체별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어 수요 대비 공급량이 늘어날 수 있고,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할 경우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중국 반도체기업이 하반기부터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하는 점도 업황에 부정적 요소로 꼽힌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