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부여경찰서가 지역 아파트 시공업체에게 무단횡단방지 시설물 설치를 무리하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또 경찰 측 담당자가 바뀌면서 이미 설치한 철재 시설물을 플라스틱 시설물로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어 경찰행정의 신뢰성에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충남 부여 규암지역 마을 주민 50여명은 지난 30일 부여군청 앞에서 무단횡단방지 시설물을 제거하라하며 집회를 벌였다. 아파트 측이 설치한 주변 무단횡단방지 휀스는 서쪽방면 국도4호선과 북쪽방향 주 출입구 쪽 두 곳. 주민들이 요구한 부분은 아파트와 마을회관 사이에 있는 북쪽방면 무단횡단 방지휀스다.
시행사 관계자 A씨는 “부여경찰서 교통관리계에서 서쪽방면 국도4호선에 철재 중앙분리대를 요구했었다”며 “이 도로는 왕복 2차선이기 때문에 자칫 사고의 위험성이 있어, 플라스틱 재질로 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초에 마을에서 중앙분리대 문제로 민원을 제기했었다”며 “경찰서는 전임 계장이 퇴직했다고 말하면서 플라스틱으로 바꾸라고 요구해왔다.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 부여는 사업하기 정말 어려운 곳”이라고 토로했다.
부여경찰서 관계자는 서쪽방면 설치에 대해 “이미 업체가 설치를 다 해놨었다”며 “업체한테 설치하라 마라고 하지는 못한다. 건의를 한 것 뿐이다. 내가 담당하기 전에 이뤄진 일이라 자세한 것은 모른다”고 반박했다. 또, 북쪽방면에 대해 “마을회관이 노인들의 활동이 많다. 짧은 구간이지만 차량 통행량도 많고, 무단횡단으로 사고 위험성이 있어 무단횡단 방지휀스를 친 것”이라며 “부여군과 함께 현장에 나갔을 때, 위험성이 있어 보여 건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행사와 시공사 측은 이로 인해 올해 초 철재 중앙분리대 설치에 약 2000여 만 원을 들였고, 재요구에 의해 지난 달 플라스틱 무단횡단 방지휀스 설치비 1천만 원을 소요해 총 3천만 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입주자들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입주자인 B씨는 “공사 방해나 이런 시설물을 시공사 측에서 비용을 소모한 부분이 결국은 입주자들의 분양가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 아니냐”며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면 이러한 부분에 대해 강력히 항의할 분위기”라고 전했다.
무단횡단 및 중앙선침범 방지를 위해 올해 초 설치됐던 아파트 서쪽방면 출입구 철재중앙분리대(좌측)와 경찰이 재요구로 설치된 플라스틱 소재 무단횡단 방지휀스(우측). 사진/뉴스토마토
부여=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