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번째 삼성전자 출신 스타트업 탄생

200여개 C랩 연구과제 수행…3년새 130여명 독립

입력 : 2018-06-06 오후 3:05:06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프로그램 'C랩' 출신의 34번째 스타트업이 탄생했다. 1년 사이 10여개 스타트업이 새로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조직원들의 C랩 연구과제 수행을 적극 독려하고 독립 이후에도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C랩을 통해 창업에 나서는 3개 과제 참여 임직원들이 한데 모여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6일 ▲사물인터넷(IoT)를 활용해 가정용 채소 재배 솔루션을 개발한 '아그아트' ▲초소형 포터블 지향성 스피커를 개발한 '캐치플로우' ▲데이터 기반으로 사용자 인터뷰가 필요한 기업에게 적합한 사용자를 찾아주는 플랫폼을 개발한 '포메이커스' 등 3개 C랩 연구팀이 스타트업으로 독립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8월 C랩 스핀오프 제도 도입 이후 총 34개 스타트업이 배출됐다.
 
아그와트는 생활가전사업부 개발자들의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 가전 기술을 활용해 가정에서 간편하게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플랜트박스'를 개발했다. 플랜트박스는 소형 냉장고와 유사한 형태로, 기르고 싶은 씨앗 캡슐을 재배기에 넣으면 씨앗 종류에 따라 빛, 온도, 습도, 공기질 등 최적의 환경을 자동 설정한다.
 
캐치플로우는 초소형 포터블 지향형 스피커 'S레이'를 개발했다. 지향형 스피커는 스피커 앞의 특정 사용자만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솔루션으로, 음질 품질 저하 없이 제품을 소형화 하기 어렵다는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다. 지난 1월 열린 'CES2018'에 참가해 해외 바이어들의 호평을 받았다.
 
포메이커스는 리서치 플랫폼 '앱비'를 선보였다. 앱비는 앱 사용패턴을 분석해 데이터 기반으로 기업에 적합한 인터뷰 대상자를 추천, 보다 높은 신뢰도의 조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설문 참여자에게는 소정의 보상도 한다.
 
C랩은 삼성전자가 창의적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 2012년 12월 도입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기존 조직·인사체계에서는 창의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분야에 관계 없이 우수한 아이디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200여 개의 아이디어를 발굴·육성했다. C랩 연구과제로 선정되면 1년간 현업에서 배제돼 과제를 수행한다. 우수팀으로 뽑히면 매년 상·하반기 독립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실패율 90%'를 내부 목표로 설정한 만큼 재입사도 보장해준다. 이에 C랩 연구과제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전체 연구개발(R&D) 인력 가운데 1% 정도가 C랩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C랩에서 독립한 스타트업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스핀오프 제도를 도입한 지 3년만에 130여 명의 임직원들이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했고, 이 기업들이 외부에서 고용한 인원만도 170명에 달한다. 이들이 외부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액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물론 기존 기업과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스마트 베이비 케어 솔루션 업체 모닛은 독립 1년만에 제품을 출시한다. 오는 11일부터 온라인 오픈 마켓을 통해 아기의 대소변 여부를 알려주는 기저귀 센서를 판매한다. 유한킴벌리와 사업 제휴를 통해 '모닛 by 하기스'도 이달 말 선보인다. 웨어러블360도 카메라를 만드는 '링크플로우'는 보안용 장비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일본의 한 업체로부터 투자 유치를 앞두고 있다. 링크플로우는 창업한 지 1년5개월만에 기업가치가 20배 이상 상승하는 등 가장 빠른 성과를 보이고 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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