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종로구에는 2가지 상반된 이미지가 있다. ‘서울 1번지’라는 전통적인 인상과 동시에, 낙후됐다는 꼬리표다. 특히 정치 1번지로도 불리는 종로구가 경제적으로 푸대접을 받는 이유는 건물의 노후화, 지가 상승, 공동화 현상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낙후된 지역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종로구에 풍부하게 널려있는 문화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 자원, 낙후 이미지 탈피 위한 '키'
'자문밖 창의예술마을 만들기'는 종로구가 지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문화 자원을 활용하는 대표 사업이다. '자문밖'은 부암동·평창동·구기동·신영동·홍지동을 지칭하는 단어로 문화예술인이 밀집해 거주하고, 문화예술시설이 흩어진 지역이다. 2013년부터 추진된 이 사업은 복합문화시설과 종로문학관을 건립해 문화 거점 시설로 활용하고, 국민대 예술조형대학을 유치해 지역 문화예술 및 교육을 발전시키는 정책 등으로 이뤄져있다.
올해에는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지난 4월6일부터 '서울시 종로구 자문밖 창의예술마을 조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시행돼 종로구가 생활문화시설과 문화 프로그램에 지원할 법적 근거가 생겼다. 또 종로구는 같은 달 11억원을 들여 창의예술마을의 기초 인프라 격인 '문화의 거리' 조성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내년 8월까지 상명대박물관, 가나아트센터, 김종영미술관, 북악정, 평창문화로를 잇는 구간에 공공미술작품을 설치하고 문화예술거리 투어코스를 개발하는 등의 내용이다.
"창의예술마을, 종로에 활기 부를 것”
몇 년 동안 창의예술만들기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길 기다려온 주민들은 조바심까지 내는 분위기였다. 홍지동에 거주하는 김모씨(71)는 "복합문화시설이 생기면 사람이 늘어서 낙후된 지역에 활기가 생기고, 학생을 비롯한 주민이 이용할 수 있어 좋을 것"이라며 "그동안 사업 진척 속도가 느렸다고 느끼는데, 이번에는 꼭 진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창동서 복덕방을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A씨도 "상명대 캠퍼스가 종로구에 있지만, 캠퍼스 단독으로는 상권 활성화 효과가 거의 없다"며 "국민대 캠퍼스, 문학관, 복합문화시설 등이 모두 세워져서 시너지를 내야 청소년과 학생을 중심으로 한 유동인구가 몰려 지역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문화·예술’ 통한 가치 창출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김영종 종로구청장 후보는 핵심 공약으로 '자문밖 세계적 창의예술마을' 조성을 통한 지역 가치 창출을 내세우고 있다. 김 후보는 "역사·문화·예술을 활용해 서촌처럼 매력있는 공간을 만들면 방문객이 늘고, 이는 도시 재생과 일자리 창출, 지역 경제 회생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국민대 유치가 학교 사정 때문에 더디긴 하지만, 문화복합예술공간의 현상설계가 완료돼 착공을 앞두고 있어 민관 거버넌스가 잘 이뤄지면 좋은 예술로 가꿔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김 후보는 '역사문화로 잘사는 스마트 도시'라는 기치 아래 종로구의 과거·현재·미래를 조화시키는 문화 정책을 대거 제시한다. 인사동과 대학로 문화지구를 육성 지원하고, 한양도성 성곽마을 주거환경을 개선하며, 초고화소 가상현실(PVR) 문화체험관에 관광객·학생 교육 공간을 조성하고, ICT(정보통신기술) 시스템 활용으로 첨단 스마트 도서관을 구축하는 등의 내용이다.
세종대왕 생가터 복원 등 문화 공약도
자유한국당 이숙연 후보 역시 주요 공약으로 문화 자원 활용을 내건다. 문화재 등을 연계한 종로 문화관광벨트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은 ▲대학로~낙산공원~성곽길에 젊음과 낭만의 거리 조성 ▲관내 문화재·문화시설·볼거리 등 연결해 한나절 내지 하루 코스로 구성 ▲지역별 특성에 맞는 거점별 스토리텔링 구역 설정하고 지역 주민의 안내원 육성 ▲이화벽화마을·북촌 관광객으로 인한 지역주민 피해방지 대책 수립 등으로 이뤄져있다.
바른미래당 김복동 후보도 5대 공약으로 '일자리+문화 복지 도시 종로'를 내세운다. 종로 전통문화유산의 관광자원화 및 재가치화를 통해 주민 일자리 창출과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서 종로 명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이행 방법으로는 세종대왕 생가터 복원 및 기념관 건립, 투어 프로그램 개발, 서울 공예박물관 건립 추진, 자문밖 창의예술마을 지속 추진 등이 있다.
10일 서울 종로구 상명아트센터 전경.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