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네이처셀발 악재에 또 발목 잡히나

주가조작 혐의 본사 압수수색…업계 신뢰성 타격 불가피할 듯

입력 : 2018-06-13 오후 2:35:58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반등을 노리던 국내 바이오업계가 네이처셀발 악재 재발에 긴장하고 있다. 단기간내 급등한 업계 전반의 주가에 대해 지나치게 고평가된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이 상존하던 상황에서 주가조작 이슈에 따른 불똥이 튀진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서울남부지검에 따르면 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달 7일 네이처셀의 서울 영등포구 본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라정찬 대표 등 관계자들의 주가 조작(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다. 해당 사실이 알려진 직후 네이처셀의 주가는 즉시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5000~6000원 수준에 머물던 네이처셀의 주가는 11월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 올해 3월16일 6만4600원을 기록했다. 약 5개월만에 9배 가량 껑충 뛴 가격이다. 개발 중인 퇴행성골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조건부허가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고, 회사 역시 강력한 긍정론을 펼치며 이 부분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같은 달 19일 식약처가 네이처셀의 허가 신청을 반려했다고 밝히며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이날 곧바로 하한가를 기록하며 4만원대로 떨어진 회사 주가는 연일 하락을 기록하며 반토막 아래까지 주저앉았다. 식약처에 따르면 조인트스템의 임상환자는 13명에 불과했으며, 대조군도 없었다. 임상환자의 절반 이상은 치료 중에 질병이 진행되기도 했다.
 
당시 네이처셀 조건부 허가 반려가 연초 한미약품 기술수출 취소 등에 이어 고개 들던 바이오 회의론에 무게를 싣는 정도였다면, 이번 주가조작 이슈는 업계 전반에 걸친 의혹을 증폭시킬 수 있는 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바이오업계가 테마감리 이슈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기업 신뢰성과 관련된 문제로 주춤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급부상하며 바이오업계 주가에 또 하나의 악재였던 남북관계 호재 일단락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바이오USA 등 굵직한 행사를 발판으로 반등에 시동을 걸던 업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산업 특성상 오랜기간 진행한 연구개발 결과가 임상시험이나 허가 이슈 등의 가시화된 결실에 회사 가치가 급등하는 만큼 주가도 유사한 흐름으로 움직인다”며 “주가조작 이슈가 터진 이상 다른 바이오기업들 역시 의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고, 회사에 문제가 없다 해도 업계 전반적인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는 12일 입장문을 통해 “양심과 법률에 반하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으며 이를 하늘에 맹세한다”고 밝히며 혐의를 극구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6월 반등을 노리던 국내 바이오업계가 주가조작 이슈로 재발한 네이처셀발 악재에 긴장하고 있다. 업계 전반에 걸친 신뢰성 하락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연설 중인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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