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국내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필리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은 아이코스 사용자들의 질병 발병 위험이 일반 흡연자에 비해 감소했다는 임상연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얼마 전 식품의약안전처(식약처)의 전자담배 위해성 발표와 배치되는 결론이다. 필립모리스는 이 같은 결과를 식약처를 비롯한 관계 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필립모리스는 이날 서울 포시즌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6개월간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 아이코스로 전환한 사람들은 8가지 신체평가지표(주요 임상위험 평가지표)가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필립모리스는 이 같은 결과를 지난 8일 '위험감소담배제품(MRTP)'과 전자담배 판매 승인을 검토중인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상태다.
마누엘 피취(Manuel Peitsch) PMI 과학연구 최고책임자는 "연기 없는 제품의 위험도 감소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평가한 최초의 대규모 임상연구"라며 "일반담배 흡연에 비해 아이코스로 전환하는 것이 담배 위험도를 줄인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이정표"라고 설명했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과학연구 최고책임자 마누엘 피취 박사가 아이코스 6개월 임상연구(노출반응연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보선 기자
"아이코스 전환 흡연자, 신체반응지표 개선"
PMI는 미국에서 1000여명의 성인 흡연자를 일반담배 흡연자(488명)와 아이코스로 전환한 사용자(496명) 등 두 그룹으로 나눠서 6개월간 신체반응을 측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성인 흡연자의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 감소가 흡연 관련 질병을 감소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다.
연구 결과 아이코스로 전환한 그룹에서는 8가지 지표의 변화가 금연한 사람과 같은 방향성을 보였다. 특히 5가지 주요 평가지표는 계속해서 흡연한 사람들과 비교해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는 게 PMI 주장이다. PMI는 임상위험 평가지표가 심장, 폐 질환에 관련한 것이며 장기, 질환 경로, 염증, 산화성 스트레스 등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PMI는 또 일본에서 160명을 대상으로 한 인체 노출 감소 연구도 진행했다. 3개월간 진행한 이 연구는 일반담배와 비교해 연기 없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흡연자의 유해물질 노출을 얼마나 감소시키는지 파악하는 작업이다. PMI는 연구결과 아이코스로 전환한 성인흡연자의 15개 유해물질은 금연한 사람의 유해물질 노출 감소량의 95%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마누엘 피치 책임연구은 "유해 화학물질이 덜 배출되면 인체에 노출되는 양도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줄어든다"며 "이번 연구는 국제적 표준을 따랐으며 제약업계와 정부기관 등과 협업해 신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김병철 한국필립모리스 전무는 "더 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식약처는 이미 궐련형 전자담배로 전환한 분이나 앞으로 이를 고려하는 흡연자들에게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물질이 일반담배보다 감소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모리스가 18일 발표한 '아이코스' 6개월 노출반응연구 결과. 자료/한국필립모리스
소비자 오도 일으키는 '타르' 분석 재차 "유감"
PMI는 타르 수치에 초점을 둔 이번 식약처의 연구발표에 대해서는 재차 유감을 표시했다.
타르 수치는 잔여물의 단순 '무게(mg)'이기 때문에 독성물질과 그렇지 않은 잔여물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김병철 전무는 "타르는 담배연기를 포함한 입자상 무게일 뿐"이라며 "가솔린 차량의 배출가스가 수소차량의 배출물보다 훨씬 유해하다고 말하는 것은 물질 무게 때문이 아니라 그 구성 성분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타르 수치를 계산한 방식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증기는 일반담배의 연기와 달리 수분량이 80%가 넘어 정확한 수분량을 측정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수분함량이 높을 수록 측정과정에서 증발량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 때 증발한 수분량이 타르 수치로 둔갑한다는 게 PMI의 설명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필립모리스는 그러면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위해성이 감소했다는 과학적 증거가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고그림도 제품에 따라서 상대적인 위험도가 다르다는 점을 표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