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네이버가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사배열 알고리즘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네이버뉴스 기사 배열 공론화 포럼'으로부터 나왔다. 이 포럼은 지난해 불거진 네이버 스포츠 기사 배열 논란 이후 네이버가 학계·시민단체·언론계·정당·이용자 등의 의견을 듣고자 발족한 협의체다.
18일 서울시 중구 YWCA에서 열린 네이버뉴스 기사 배열 공론화포럼 공청회. 사진/뉴스토마토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18일 서울시 중구 YWCA 대강당에서 열린 '네이버뉴스 기사 배열 공론화 포럼 공청회'에서 "포럼이 실시한 이용자와 전문가 조사에 따르면 네이버 기사 배열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요구가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는 네이버 스포츠 기사 배열 논란, 선거 뉴스 관심 집중 등 최근 네이버가 겪은 문제점에 대한 공론화포럼의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자 마련됐다.
포럼은 네이버에 9가지 원칙은 제시했다. 포럼은 ▲네이버 이용자 권리 정의 ▲네이버 뉴스 플랫폼 정체성 확립 ▲언론사가 원하는 제휴 방식 수렴 ▲뉴스 배열 투명성 확보 ▲알고리즘 관리방침 주기적 공개·검증 ▲검증된 뉴스 전문가 확보 ▲네이버 뉴스 관리 위원회 통합 ▲네이버의 사회적 책임 ▲미디어 교육과 뉴스 검증 시스템 제공 등 원칙을 네이버에 전달했다.
포럼은 '기사 배열 투명성 확보'와 '포털 뉴스 이용자 중심의 접근'을 강조했다. 이용자 연구조사 결과 발표를 맡은 김경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이용자들은 기업·정치권·특정단체가 네이버 뉴스 배열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인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들은 사람과 인공지능(AI)이 함께 기사배열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라고 덧붙였다. 공청회 발표에 따르면 네이버 이용자 가운데 네이버가 기업·정치권·특정단체로부터 영향을 받는다고 대답한 비율이 각각 46.9%·50.1%·45.2%였다. 또한 '편집인과 AI가 함께 기사를 배열해야 한다'는 의견 또한 62.3%로 'AI 활용 기계적 기사배열'(24.3%), '편집인 기사배열'(13.4%) 방식보다 높았다.
18일 서울시 중구 YWCA에서 열린 네이버뉴스 기사 배열 공론화포럼 공청회에 참석한 포럼 위원들. 사진/뉴스토마토
포럼 참석자들은 아울러 뉴스 생산자, 사업자, 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지만 뉴스 배열 정책의 중심에는 이용자가 있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는 "여론 다양성, 가짜뉴스, 댓글 등 다양한 문제가 있지만 문제 해결 방식을 도출하는 데는 결국 이용자 관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국장은 "뉴스를 소비하는 이용자가 가장 중요하다. 이용자가 일방적으로 뉴스 배열 방식이나 형태를 강요받는 게 아니라 이용자가 알 수 있는 투명한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양한 정책들이 논의되는 네이버의 각 위원회가 통합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네이버는 현재 네이버·카카오뉴스제휴평가위원회, 네이버뉴스 기사 배열 공론화 포럼, 뉴스편집자문위원회, 댓글 정책 이용자패널, 뉴스 알고리듬 검토위원회 등 5개 위원회를 두고 있다. 포럼은 이 위원회를 하나로 묶어 회의 내용, 운영 방침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8일 서울시 중구 YWCA에서 열린 네이버뉴스 기사 배열 공론화포럼 공청회에 참석한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서포트 리더. 사진/뉴스토마토
네이버는 이날 발표된 9가지 원칙을 수용할 방침이다. 회사를 대표해 자리한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서포트 리더는 "오늘 제시된 9가지 원칙 가운데 그동안 네이버가 고민하지 않은 사안이 없다"며 "도입 시기는 다르겠지만 9가지 원칙을 모두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위원회 통합과 관련해서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네이버뿐 아니라 카카오도 포함된 만큼 나머지 4개 위원회만 통합할 예정이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