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정제마진 가파른 회복세.. “봄날은 온다”

석유제품 마진 5달러대..석달만에 4달러 급등

입력 : 2010-03-14 오후 1:32:42
[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지난해 바닥으로 추락하며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을 사상 최악 수준으로 끌어내렸던 석유제품 정제마진이 휘발유를 중심으로 확연히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 석유제품 복합정제마진(원유를 수입해 고도화설비를 거친 다음 생산되는 휘발유, 경유 등의 석유제품과 원유 가격 차이)은 배럴당 5.9달러로, 전주보다 2.6달러나 올랐다.
 
지난 1~2월 복합정제마진이 평균 4달러 수준에 머물렀고, 특히 지난해 말에는 1달러대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속도의 회복세다.
 
단순정제마진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제품과 우리나라가 주로 도입하는 유종인 두바이유의 가격 차이를 뜻하는 단순정제마진은 이번달 들어 5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단순정제마진은 상당기간 마이너스대에 머물며 평균 3.2달러대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이번달 중순까지 평균 5달러대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휘발유 정제마진 회복세는 다른 어느 석유제품보다 가파르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2~5달러 사이를 오가던 휘발유 정제마진은 올 들어 서서히 오르더니 지난달 초에는 15달러대로 고공행진을 한 바 있다.
 
물론 이번달 들어 8달러대 이하까지 떨어졌지만 전문가들은 여름 휴가철 대비 재고 물량 확보 움직임이 곧 살아날 것으로 보여 다시 가파른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추세를 타고 전문가들은 정유사들이 올 1분기에는 지난해 4분기 많게는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던 석유사업에서 흑자를 낼 가능성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지난해 이후 북미, 유럽, 일본 등을 중심으로 일일 140만배럴 수준의 정제설비 폐쇄가 이어지고 있다”며 “북미, 유럽의 가동률 하향과 함께 재고 일부가 소화되고 있으며 정제마진도 안정적 기조 속에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지난해 말 석유제품 순수출국으로 전환했던 지난달 중국이 내수 산업수요 회복으로 석유제품 순수입국으로의 전환이 임박한 것도 향후 정제마진 개선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호재로 꼽힌다.
 
중국은 국내 정유업체들의 주력제품인 휘발유, 경유보다는 항공유와 나프타 등 비주력제품을 주로 수입한다.
 
그러나 중국발 석유제품 수입 증가는 아시아 역내에서 거래되는 석유제품 전반의 정제마진 회복 분위기를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정유사 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경유 정제마진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한 시장 전문가는 “지난 1월 70% 초반대였던 SK에너지의 가동률이 최근 80%를 넘어섰고 GS칼텍스와 S-Oil 역시 90%가 훌쩍 넘는 높은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며 “이렇게 가동률이 높은데도 정제마진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수요가 든든히 뒷받침되고 있다는 증거인 만큼 다음달 본격적인 산업수요 확장기가 되면 경유 정제마진도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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