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불법 회계처리 혐의 여부를 가리기 위한 세 번째 증권선물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증선위는 이번 회의를 마지막으로 일단락 지을 계획이지만 2015년 이전 기간의 회계처리 적정성 여부도 검토하기로 해 당초 관측보다 논의가 다소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증선위는 20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김용범 위원장 주재로 정례회의를 열고 세 번째 심의에 들어갔다. 지난 7일 첫 정례회의 때처럼 감리를 맡은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 측 관계자가 모두 출석해 공방을 벌이는 대심제로 회의가 진행됐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회의 시작전 기자들과 만나 "정직하고 성실하게 회의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증선위는 첫 회의 당시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외부감사인인 삼정·안진회계법인의 의견을 들었고 이어 지난 12일 임시회의를 열어 감리조치안에 대한 금감원의 설명을 다시 청취했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판단과 관련해 2015년 이전 기간의 회계처리 여부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사안의 중요한 포인트는 고의성 여부다.
만약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적으로 회계를 조작했다는 점이 인정되면 대표이사 해임권고, 대표 및 법인 검찰 고발, 과징금 부과 등의 제재가 가해진다. 상황에 따라서는 상장폐지 심사도 거칠 수 있다. 반면 중과실이나 과실로 결정이 나면 과징금 부과, 감사인 지정, 임원 해임권고 정도의 가벼운 징계로 끝난다.
한편, 참여연대는 지난 19일 논평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고의성은 2015년 시점에서 이미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2012년 회계처리 문제는 현재 현안인 “일단 삼성바이오가 특정한 회계처리 기준을 정립한 이후에 2015년에 들어 이를 변경할 만한 ‘합리적이고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는가?”와는 논리적으로 분명하게 구분되는 문제"라며 "만에 하나, 증선위가 이 두 문제를 정확히 구분하지 않은 채 두루뭉술하게 분식회계 문제를 검토하면서 섣불리 삼성에게 ‘검찰 고발 면제’라는 특혜를 부여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운데)가 20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증선위 정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