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가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법무부의 '피해자 국선변호사' 보수 삭감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피해자 국선변호사는 성범죄 피해자가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법률적인 도움을 지원하는 변호사다.
대한변협은 22일 논평을 내고 "법무부의 국선변호사 보수 삭감은 "그동안 적은 보수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구조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해 온 국선변호사들의 노력을 폄하하는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혹평했다.
대한변협은 "성폭력 피해자 국선변호사의 업무의 경우, 특성상 법률조력에 그치지 않고 일상적인 심리 상담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피해자 진술조사 참여 시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 등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이 투입된다"면서 "개정안에 의할 경우, 피해자 지원 기간이 길어지고 추후 조사, 상담 등 업무가 많아질수록 오로지 변호사가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 국선변호사들에 대한 보수 일괄 삭감은 결국 피해자지원에 대한 법률 서비스 질의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면서 "범죄피해자 보호와 지원의 관점에서도 부적절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대한변협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5월10일 '피해자 국선변호사 보수기준표' 개정안을 이메일을 통해 피해자 국선변호사들에게 보냈다. 개정안 발송일로부터 10일 이후 선정되는 모든 사건에 대한 수사·공판절차 참여 수당을 기존 10만원∼40만원에서 10만원∼20만원으로, 서면 제출 수당을 최대 20만원에서 10만원으로 각각 감액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피해자 국선변호사들이 받는 보수 지급액은 최대 240만원에서 94만원으로, 건당 보수지급액은 최대 67만원에서 39만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는 최근 일어난 '#미투운동'의 마중물격인 '안태근 검사' 사건 등에서 그 사회적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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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