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제동 걸린 대형마트, '대안찾기' 골몰

이마트 '삐에로쑈핑'·홈플러스 '스페셜매장' 등 실험 잇따라

입력 : 2018-06-27 오후 4:03:35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성장 정체에 빠진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새로운 유통채널을 통한 먹거리 찾기에 골몰 중이다.
 
온라인 시장 확대에 따라 대형마트의 역성장이 지속되며 전문점 등 새로운 형태의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재미를 더한 신개념 매장이란 의미의 펀(Fun) 스토어인 '삐에로쑈핑'을 28일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오픈한다.
 
삐에로쑈핑은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1년 간 준비했다고 밝힐 만큼 공을 들인 매장으로, 일본 대표 유통브랜드인 '돈키호테'를 롤 모델로 삼았다.
 
돈키호테는 식품부터 의약품, 장난감, 화장품, 가전제품 등 최대 6만개에 달하는 상품을 취급하는 매장이다. 현재 일본 전역에 4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일본을 찾은 관광객들도 찾는 명소로 알려졌다.
 
이날 미디어를 통해 선공개한 삐에로쑈핑은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지하 1층(893㎡·270평)과 지하 2층(1620㎡·490평)에 걸쳐 위치한 삐에로쑈핑은 총 2513㎡(760평) 규모로 구성됐다.
 
신선식품부터 가전제품까지, 천냥코너부터 명품코너까지 없는 게 없는 '만물상'으로, 웬만한 물건을 다 갖추고 있다. 기존 유통업체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성인용품·코스프레용품도 판매하고, 이제는 동네가게에서 잘 찾아볼 수 없는 철물점 물건도 찾을 수 있다.
 
유진철 삐에로쑈핑 담당 브랜드매니저는 "삐에로쑈핑은 '펀&크레이지'를 컨셉으로 '재밌는 상품'과 '미친가격'을 표방하는 만물상 개념의 디스카운트 스토어"라며 "2030젊은 세대가 적은 금액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탕진잼'의 새로운 명소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마트는 이외에도 대표 PB로 자리잡은 '피코크'와 '노브랜드' 전문점도 확대할 예정이다. 노브랜드 전문점은 2016년 첫 선을 보인 이후 매장을 늘리고 있으며 피코크 전문점은 이르면 9월 서울 시내에 1호점을 개점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변화를 시도 중이다. 이날 수퍼마켓과 창고형 매장을 결합한 '홈플러스 스페셜'의 첫 선을 보였다. 대구점 재개장을 통해 문을 연 스페셜 매장은 각 업태의 핵심 상품을 한 번에 고를 수 있도록 진열한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다.
 
1인 가구뿐만 아니라 박스 단위의 저렴한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 고객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신개념 대형마트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유통 과정과 진열 방식을 간소화한 독일의 초저가 슈퍼마켓 체인 '알디'와 '리들'을 벤치마킹했다. 대부분의 상품을 박스와 팔레트 진열 방식으로 바꾸고, 이 공간이 완전히 빌 때까지 교체하지 않는다.
 
또 매대 간 간격도 기존 홈플러스 매장보다 최대 40㎝ 늘려 대형 쇼핑카트가 서로 엇갈려도 부딪히지 않게끔 쇼핑 공간을 확보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십차례 창고와 매장을 오가며 5만여 개의 상품을 진열하던 방식이 바뀌면서 직원의 작업 부담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격 정책도 바꿔 '연중 상시 저가' 체제로 운영한다. 할인 행사를 최대한 줄이는 '역발상' 정책을 택했다. 할인행사가 잦을수록 오히려 소비자의 신뢰를 잃는다고 판단해서다.
 
홈플러스는 대구점을 시작으로 오는 28일 서부산점을 비롯해 다음 달 서울 목동점과 동대전점을 스페셜로 전환할 계획이며, 연말까지 20개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로 바꿀 방침이다.
 
대형마트가 이처럼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은 실적 하락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 매출은 2013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역성장했다. 국내 유통산업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16년 말 23.5%에서 지난 4월 20.5%까지 떨어졌다. 이 추세라면 연내 20%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우려다.
 
올 들어서 매출 감소세도 지속되고 있다. 이마트는 4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했고, 5월에는 3.8% 줄었다. 롯데마트도 이 기간 월평균 약 1.2%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편의점 등이 흡수하는 수요로 대형마트의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온라인 쇼핑이 빠르게 확장하면서 가격, 편의성 면에서 뒤처지는 대형마트들이 전문점 등 새로운 형태의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삐에로쑈핑 성인코너 입구. 사진/이마트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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