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탁 행정관은 30일 기자들에게 “지난 평양 공연 이후 사직 의사를 처음 밝혔지만 남북정상회담까지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임종석 비서실장 뜻에 사표를 반려했다”면서 “이제 정말로 나가도 될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난 4월 초 남측 방북 예술단의 평양 공연과 4·27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행사를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과 함께 기획·준비하고, 성공적이었단 평가를 받았다.
사퇴 이유에 대한 분명한 언급은 없었다. 탁 행정관은 "굳이 제가 없어도 충분히 대통령 행사의 기획과 연출을 잘 해내리라는 믿음도 있고, 무엇보다 새 의전비서관으로 임명된 김종천 비서관이 있어 더욱 그러한 믿음이 단단해졌다"고 했다. 그는 “선거법 위반 재판의 1심 결과도 사직을 결심할 수 있는 이유”라고 했다. 탁 행정관은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돼 지난 18일 1심에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이는 반드시 사퇴해야할 정도의 처벌은 아니다.
탁 행정관은 전날 사의 표명으로 화제가 된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도 이날 폐쇄했다. 그는 29일 페이스북에 “맞지도 않는 옷을 너무 오래입었고 편치 않은 길을 너무 많이 걸었다. ‘잊혀질 영광’과 ‘사라질 자유’”라는 글을 게시해 사의를 암시한 것 아니냐는 보도가 나왔다. 이와 관련, 청와대측은 사의 추측에 선을 그으며 수습하려 했지만 탁 행정관이 재차 사의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탁 행정관은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과거 저서 내용 일부가 여성비하 논란에 휩싸이면서 여론의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최근 청와대 일부 인사 개편을 전후로 그의 사퇴설이 다시 제기되기도 했다.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