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이전과 마찬가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김씨는 법정에 나와 공판을 지켜봤다.
안 전 지사 측은 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1회 공판에서 "행동(성관계)는 있었으나 피해자 의사에 반해 행한 게 아니다. 위력 존재나 행사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반면 검찰 측은 "안 전 지사가 차기 대권주자라는 막강한 권력과 상명하복의 위계질서를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사실을 처음 폭로했던 김씨는 이날 오전 11시 시작 직전 법정에 나와 방청석 가장 앞줄에서 공판을 지켜봤다. 사건이 불거진 뒤 두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공판에서는 공판준비기일 결과 및 공판에서 다룰 쟁점이 확인 고지됐다. 안 전 지사 행위에 위력이 존재했는지, 위력과 성관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및 고의의 존재 여부, 강제추행의 행위 존재 여부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오후 공판에서는 증거조사가 가능한 증거 중 공개 가능한 증거들에 대한 서증조사가 이뤄졌다. 안 전 지사 측은 "서증 가운데 일부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6일 오전 10시 다음 공판을 열기로 했다. 이날 김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있을 예정으로 비공개로 진행된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자신의 수행비서를 맡은 김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해 7~8월 5차례 기습적으로 강제추행한 혐의 등도 받는다. 안 전 지사에게는 형법상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과 성폭력처벌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업무상 추행), 강제추행 등 세 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첫 재판을 마치고 밖으로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