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작업 무산 후 적극적으로 시장 소통에 나섰다.
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최근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들은잇따라 증권사 IR(기업설명회) 행사에 참여해 기관투자자들과 소통했다. 현대모비스를 제외하고 모두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현대차는 지난달 25일 'UBS Korea Conference 2018'을 통해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자들과 1:1 및 소그룹 면담을 갖고 자동차 시장 동향 및 회사에 대한 주요 관심사항을 공유했다. 지난 5월 21일 지배구조 개편 중단 결정 후 3번째 IR이다. 현대차는 앞서 5월29일 ' 하나금융투자 Corporate Day', 지난달 14일에는 ' 한국투자증권 Conference'에도 참여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사진/뉴시스
기아차는 지난달 15일과 26일,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14일 및 26일 각각 두차례씩 IR을 가졌다. 이를 두고 그룹 안팎으로 정 부회장이 언급한 '전향적 의견 반영'과 '폭 넓은 소통'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부회장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 중단을 발표하면서 "여러 주주들 및 시장과 소통이 많이 부족했음을 절감했다"며 "주주들과 투자자 및 시장에서 제기한 다양한 견해와 고언을 전향적으로 수렴해 사업경쟁력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보완하고 주주들과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폭넓게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한 고위 임원은 "지배구조 개편을 발표하고 초반에만 해도 성공을 확신하는 분위기였는데 (엘리엇 등의) 반대에 부딪쳐 결국 무산됐다. IR이 많이 부족했고 다소 자만했다는 내부 평가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충분한 소통 없이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현재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정 부회장으로의 승계를 서둘러야 하는 만큼 현대차그룹은 하루라도 빨리 지배구조 개편을 완성해야 한다. 여기에 공정위를 앞세운 정부의 압박도 거세다. 특히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를 피해 갈 묘수는 지배구조 개편인데, 시장과의 소통 부족으로 진전이 더디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