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이유 없이 해임"·호텔롯데 "2000억 피해" 공방

1심 신동주 패소…호텔롯데의 해임 사유 쟁점될 듯

입력 : 2018-07-03 오전 11:47:26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사내이사직 부당 해임 여부를 놓고 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 측과 정면으로 격돌했다.
 
서울고법 민사14부(재판장 허부열)는 3일 신 전 부회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기 만료 전에 자신을 이사 직위에서 해임했다"며 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을 상대로 제기한 8억8000만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신 전 부회장 측 대리인은 "피고의 원고 해임 사유 중 하나인 회사에 대한 충실의무와 선관주의의무 위반 관련해 원고는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이자 임원으로 롯데그룹 전체 공동 이익을 위해 기획·공조 업무를 부여받고 수행했다. 계열사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며 "허위사실 유포 관련해서도 신 전 부회장의 언론 인터뷰는 피고 회사를 대상으로 한 게 아닌데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됐다. 이를 인정하지 않은 원심은 법리 오해 등 위법의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호텔롯데 측은 "원고 측이 기획·공조 업무를 했다고 하지만, 해임 이전 일본 롯데 계열사 지위를 모두 상실했기에 당시 업무를 실행할 능력이 없었다. 허위사실 유포 관련해서도 '롯데그룹이 상법에서 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신 총괄회장 의사대로 움직였다'는 내용 등을 언급해 관련 기사가 8000건 보도되고 이를 본 일반인들이 내용대로 인식하게 했다"며 "회사 얼굴이나 다름없는 등기이사가 그룹 이미지를 실추했는데 왜 피고 회사와 연관이 없나. 피고들은 실제 2000억원 이상 주가 하락 등 상당한 손해를 입었고 해임은 정당했다"고 반박했다.
 
1심은 지난 1월 "신 전 부회장이 롯데그룹 경영권을 회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호텔롯데가 아닌 자신을 이익을 위해 인터뷰 등 행위를 했다고 인정된다"며 "이로 인해 호텔롯데 등은 심각한 손해를 입었다. 신 전 부회장이 호텔롯데의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애가 될 객관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호텔롯데 손을 들어줬다.
 
또 당시 재판부는 "신 전 부회장이 그룹 기획 및 공조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해도 이 사건 해임 당시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그룹 회사들의 임원 지위에서 해임돼 그룹 기획 및 공조 임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보이지 않다"며 "신 전 부회장이 호텔롯데 등에 관해 부담하는 충실의무 및 선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호텔롯데 등은 2015년 9월1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회사에 대한 충실의무와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한 점, 허위사실을 유포해 회사의 업무를 방해했으며 회사의 신용을 훼손했다는 점을 들어 사내이사이던 신 전 부회장을 해임했다. 이에 신 전 부회장은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 만료 전에 이사에서 해임됐다며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신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해임안을 제안하고 본인을 이사로 선임할 것을 요구했으나 지난달 29일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를 모두 부결했다.
 
신 전 부회장과 호텔롯데 등에 대한 다음 기일은 롯데가 경영비리 관련 형사 재판 항소심이 끝날 무렵인 10월18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해 11월1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함께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을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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